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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의 종식 기미가 보인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의 코로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9일,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라는 중간 연구 결과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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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의 백신은 총 3차의 임상시험을 거쳤고, 최종 3차 임상시험에는 3만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을 1만5000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4주 간격으로 2회 동안 백신과 가짜 약(플라시보)을 투여한 결과, 총 95명의 코로나19의 초기 증상자가 나왔다. 그중 진짜 백신을 맞은 사람은 5명뿐이었으며, 나머지 90명은 가짜 약을 투여한 사람들이었다. 또한 중증 환자 11명은 전부 가짜 약을 접종한 피실험자군에서 나왔다.
또한 임상시험 참여자 중 일부 환자가 피로·몸살·두통·관절통 등을 호소했지만 이 외의 심각한 부작용은 아직 없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모두 mRNA(메신저 RNA)를 우리 몸에 투여하는 형식이다. mRNA는 유전물질 중의 하나로, 단백질(항원)을 생성해 인체 면역계가 항체를 갖게 한다. mRNA를 세포에 직접 투여함으로써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기게 하는 원리다.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의 백신과 다른 점은 보관 방법이다. 영하 70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모더나 백신은 일방 가정용·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보관 가능하다. 또한 화이자 백신의 경우 냉장고에서 5일 이상 보관하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니, 모더나 백신은 30일 이상 보관해도 효과 감소는 없었다.
모더나는 이번에 나온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백신에 대해 미 식품의약처(FDA)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FDA의 상급 기관인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앨릭스 에이자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CNBC에 출연해 "공중보건 부문에서 역사적인 날"을 만들 것이라며,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위해 최대한 서두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미 모더나 측과 15억2500만 달러(약 1조 7천억)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긴급사용 승인이 허가되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백신이 출시되어 올해 말까지 2,000만 도스가 유통될 전망이다. 한 사람당 두 차례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노인·의료진 등 고위험군에 접종 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모더나' 개발은 나의 공"이라며 재임 중에 일어난 경사를 축하했다. 그러나 미 대선 결과 불복으로 인한 바이든 당선인과의 정권 인수인계 비협조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복병'이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김정은 인턴기자 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