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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전지형 주행 성능과 강력한 성능으로 지난 72년간 세계를 누빈 랜드로버는 브랜드의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을 상징하는 브랜드 슬로건 '어보브 앤 비욘드(Above and Beyond)'와 같이 지금도 새로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세단급의 편안한 승차감, 뛰어난 온·오프로드 성능,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SUV의 지향점을 제시해 온 랜드로버의 성공 배경에는 아이코닉 모델 디펜더가 있다.
1948년 암스테르담 모터쇼를 통해 '시리즈 1'이 첫선을 보인 이후 1958년 '시리즈 2', 1971년 '시리즈 3'를 출시하며 1990년 처음으로 '디펜더'란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이후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올 뉴 디펜더'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모델은 독특한 실루엣과 최적의 비율, 견고한 실내 구조 그리고 새로운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오프로드 능력과 내구성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지난 9월 롱바디 110 모델을 우선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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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과거와 현재 트랜드를 잘 반영해 디펜더 고유의 아이코닉한 모습을 유지했다. 높은 차체, 짧은 오버행 그리고 외부에 장착된 리어휠은 어떠한 험로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기본적이면서도 세련되도록 다듬어진 표면과 강한 수평 라인을 강조한 디자인은 강인한 성격을 보여준다.
전면부는 랜드로버의 첨단 기술을 채택한 헤드램프의 기하학적인 형태를 통해 강조된다. 또한, 사각형의 휠 아치와 스트롱 숄더는 툭 튀어나온 휀더와 함께 강인함과 견고함이 느껴진다. 후면부는 깔끔한 테일램프 디자인과 외부로 장착된 스페어 타이어, 사이드 오픈형 테일게이트 등을 통해 오리지널 디펜더의 DNA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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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디펜더의 DNA가 고스란히 담겨 모던하고 고급스럽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앞좌석 센터페시아를 가로지르는 '마그네슘 합금 크로스 카 빔'을 꼽을 수 있다.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차량의 바디 구조인 크로스카 빔의 표면을 인테리어 디자인 일부로 구성한 것이다. 독창적이고 참신한 '노출 구조형' 인테리어 디자인은 스티어링 휠과 도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실내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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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는 그립감도 좋다.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모두 시인성이 뛰어나다. 계기판은 여러 주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터치 방식인 디스플레이는 상시 대기 기능을 통해 응답이 즉각적이며,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와 유사하게 디자인돼 처음 접한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오프로드 기능, 공조 장치 등은 디스플레이 하단으로 배치해 조작 용이성을 높였다. 내비게이션은 개발 초기 단계서부터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해 순정 T맵을 기본 탑재했다. 여기에 스마트폰과의 직관적인 통합을 위해 무선 충전과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며, 블루투스를 통해 두 대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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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도 배려했다. 오프로드 주행 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실내 다양한 위치에 손잡이가 있어 편한 승하차를 돕는다. 특히 1열의 센터페시아 상부 전체가 올 라운드로 뚫어져 있고 부드러운 소재 마감으로 손잡이로써 역할을 하고, 2열의 B 필러에도 별도의 손잡이가 위치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장치를 사용해 음악을 스트리밍하거나 편안하게 캠핑용 액세서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실내에 충전 소켓을 여유 있게 적용했다. 1열에는 한 쌍의 12V 소켓과 2개의 USB 포트, 2열에는 2쌍의 12V 충전 소켓과 4개의 USB 포트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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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시트는 전장 5018mm, 전폭 1996mm, 전고 1967mm, 휠베이스 3022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3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특히 레그룸은 거의 1미터에 육박해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40:20:40 분할 폴딩 시트를 적용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잠금 가능한 5.8L 용량의 글러브 박스와 도어 포켓 등은 넉넉한 수납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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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인제니움 2.0리터 4기통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43.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9.1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188km이다. 복합 연비는 9.6km/l(도심: 8.9km/l, 고속도로: 10.5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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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 양평군 유명산 일대 온·오프로드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주고 차체가 높아 시야 확보도 좋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이 거의 없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온로드는 우수한 N.V.H. 성능을 바탕으로 고급 세단을 연상시키는 성능을 발휘했다. 다른 디젤 모델과 비교해 소음과 진동이 적고 과속방지턱과 요철을 지날 때 느낌 역시 안정적이다. 전고가 높은 편인데도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이 적다. 승차감은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이 연속 가변 댐핑을 사용해 차체를 제어하고 롤링을 최소화해 도심형 SUV 수준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고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또한, 2.5톤을 조금 넘는 차체가 가볍게 느껴질 만큼 치고 나가는 맛이 좋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더 빠른 순간 가속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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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험한 오프로드를 만나도 거침없이 지나갔다. 현재 딛고선 노면을 확인하고, 다이얼로 해당하는 아이콘만 고르면 끝이었다. 새로워진 설정 가능한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의 힘이었다. 이전과 달리 운전자가 정확한 오프로드 조건에 맞게 차량 설정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도강 시에는 모든 차량 시스템을 최적화해 최고의 안정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도강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컴포트, 에코, 스노우, 머드, 샌드, 암석 및 도강 모드 등 가운데 한 모드만 고르면, 나머지는 올 뉴 디펜더가 오프로드 주행의 달인으로 만들어 줬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과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만 최대한 섬세하게 다루면 그만이었다. 미끄러운 구간에서는 머드와 샌드 모드를 번갈아 사용해 접지력을 높였다. 저단 기어를 유지하면서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을 떼더라도 출력 차단을 늦춰 최대한 차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유도한다. 내려갈 때는 내리막길 주행 제어 장치(HDC)가 도와준다. 이 시스템은 급격한 내리막에서 차량이 스스로 제동력을 가하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시켜 준다. 암석 모드에서 속도를 시속 5km 정도로 설정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내려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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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서스펜션도 한몫했다. 버튼으로 설정하면 지상고를 75mm까지 높여주고, 더 극단적인 조건에서 추가로 70mm를 연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극한 험지에서 최대 145mm까지 차체를 높일 수 있어 안심하고 거친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다. 90cm 깊이까지 도강(강을 건널 수 있는 능력)도 가능하다.
암석 등으로 차체 손상이 우려되는 곳에서는 모니터로 전후좌우 상황을 살폈다. 3D 서라운드 카메라를 통해 전방 시야를 확보해주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는 최악의 오프로드 상황에서도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3D 서라운드 카메라는 3D 외부 투시도를 제공해 3D로 렌더링된 차량의 이미지를 차량 주변 환경과 결합시켜 마치 실제 차량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구현시켜 준다.
실내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새롭게 설계한 D7x 아키텍처 덕분이다. D7x 아키텍처는 경량 알루미늄으로 이뤄진 모노코크 구조로 랜드로버 역사상 가장 견고한 차체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튼튼하다고 알려진 프레임 구조 차체 설계 보다 3배 더 강성이 높다. 이로 인해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다양한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전혀 불안함을 찾을 수 없다.
올 뉴 디펜더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D240 S 8590만원, D240 SE 9560만원, D240 런치 에디션 9180만원이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