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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아이의 순수한 시각을 통해 어른들에게 깨달음과 용기를 주는 두 권의 그림책 신간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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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이웃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책 '종이배'
'종이배'는 2살 때 부모와 함께 고깃배에 몸을 싣고 베트남을 탈출한 난민 출신 작가 토우 람의 자전적 이야기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개미군단을 구해준 엄마, 엄마를 구해준 개미’라는 선행과 보은의 이야기에 글 없는 그림책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빚어냈다.
책에는 가족, 이웃들과 터를 잡고 살던 고향 땅을 두고, 목적지도 없이 작은 고깃배에 몸을 실어야 했던 난민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난민들이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준 새로운 나라에 정착해서 일상을 누리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뭉클하게 전달된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은 "아이가 남중국해 심해 속으로 던져 넣었던 고난의 시간을 엄마는 마법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로 다시금 설명한다. 고통과 아픔을 뒤돌아보며 분노하는 대신, 감사와 희망, 그리고 우리 안에 내재된 선함으로 새로운 현실을 맞이해야만 한다고. 소리 없는 그림은 소녀가 침묵으로 간직했던 이야기를 우리에게 더 강렬하고 큰 울림으로 전달한다"라고 책을 추천한 바 있다.
한편 책을 출간한 어린이아현은 "우리나라는 난민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나라 중 하나다. 냉대와 차별은 갈등과 분열을 낳지만, 따뜻한 손길과 환대는 선한 영향력으로 되돌아올 것이다"라며, "이 그림책을 통해 여러분이 난민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출간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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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공동체를 위한 배려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 '저기요!'
쿵쾅거리며 층간 소음을 일으키거나 재활용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담뱃불도 제대로 끄지 않는 사람들,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낙서를 하고 마구 접는 사람들, 조용한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통화하거나 안 좋은 자세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사람들...
신간 '저기요!'에 등장하는 엄마는 이런 사람들에게 '저기요!' 하며 할 말하는 어른이다. 어딜 가나 누굴 만나나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꼭 말을 해서 바로잡으려고 한다.
아이는 그런 엄마가 잔소리꾼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그것이 공동체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는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 환경을 지키는 방법, 옆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예절과 행동을 엄마에게 배운다.
책은 잘못된 일에 입 다물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어른을 통해 아이들에게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를 일깨운다.
저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누구나 조금씩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가고 있지만, 최소한의 배려는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며, "이 책을 보고 못 본 척, 못 들은 척 눈 감고 귀 막고 고개 돌리던 누군가가 ‘저기요!’ 하고 할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라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 장지은 기자 jieun642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