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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블로그 시작 7년 만에 170억 투자 유치! 더파이러츠 윤기홍 대표 인터뷰

기사입력 2020.11.05 09:06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 CEO
  • 올 초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180도 바꿔놓았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수많은 어려움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를 기회 삼아 도약하고 있는 이도 많다.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는 ㈜더파이러츠도 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도약 중인 업체 중 하나다.

  • 더파이러츠 직원 단체 사진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 더파이러츠 직원 단체 사진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더파이러츠는 2013년 블로그에 수산시장 시세를 업로드 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B2C는 물론 B2B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7월에는 “폐쇄적이고 비효율적인 수산 섹터 내 소비자-판매자-생산자 간 트라이앵글 비즈니스를 구축해 밸류 체인 전 과정을 혁신하는 유일한 회사”로 평가받아 SV·코오롱·우리은행 등 9개 회사가 참여한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뉴노멀을 창조하고 있는 더파이러츠 윤기홍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국 수산시장 수산물 시세, 제철 정보 등 수산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수산물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수산물 플랫폼 서비스인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는 ㈜더파이러츠 대표 윤기홍입니다.

    사실 ㈜더파이러츠는 두 번째 창업입니다. 첫 창업은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투자자를 믿고 시작했다가 투자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접어야 했던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투자 없이 자생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인어교주해적단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013년 수산시장 블로그로 시작하여 현재 수산물 B2B와 온라인 B2C까지 영역을 넓혀 어느덧 7년째 운영 중입니다.

  • Q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직장인으로 도달할 수 있는 업사이드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고, 욕망을 충분히 실현해줄 직장 생활은 없다는 판단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또한, 직원은 아무리 열심히 잘해봤자 부속품이라는 자조 섞인 분위기도 싫었습니다. 무엇보다 극한까지 노력해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 인생을 한 번 제대로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강했습니다.

  • 일본 기술 견학 촬영 모습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 일본 기술 견학 촬영 모습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Q 다른 기업과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회사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욕망과 본성을 철저하게 충족 시켜 주고 회사의 성공과 욕망의 달성이라는 개인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공과 인생을 바꾸는데 강렬한 욕망이 있어야 하며, ▲욕망을 실현할 강력한 의지력과 좋은 태도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앞의 두 가지를 만족하면서 성과를 내는 동료들에게는 협상의 여지가 없는 최상의 대우를 해주고, ▲앞의 두 조건을 만족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본인에게 잘 맞는 업무를 못 찾아준 회사의 잘못이므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지원해 줘야 하며, ▲회사에 해당 부서가 없으면 신설하여 판을 깔아 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회사 대표로서 저의 중요한 미션은 ‘100억 이상 부자 100명 만들기’입니다. 이는 단순히 급여를 많이 준다고 만들 수 있는 규모와 숫자가 아닌 직원 개개인이 ▲모회사의 주주가 되거나(스톡옵션), ▲회사의 신사업을 위해 투자하는 자산을 일부 공유하거나, ▲직장인 창업자로 성공해 자회사 경영진이 되는 것(역시 자회사 지분 소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더파이러츠는 해양이라는 매우 큰 판 위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찾지도 못한 수많은 사업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회는 욕망 가득하며 개척정신이 투철한 많은 인재들을 모으기만 하면 자연스레 그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Q 사업을 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사업을 시작하면 누구에게나 고난과 역경은 주기적으로 찾아옵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고난과 역경으로 찾아오는 특정 이벤트가 더 힘들거나 어렵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는 어차피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곧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사업의 본질을 제대로 추구하지 못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사업의 본질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객 가치의 추구’이며 이 사업의 본질과 멀어진다면 회사는 망해간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중요한 본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유지해야 하는데, 사실상 너무 어렵고 깜깜합니다. 특히 고객이 많아지고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더더욱 어렵고 힘듭니다. 이를 잘 못 해서 고객을 실망하게 했을 때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마치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게 들고 이제까지 잘해왔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업이 커질수록 그 본질을 추구해야 할 직원들도 많아지고 고객의 눈높이 또한 더욱 높아진다는 생각을 늘 염두하고 있습니다.

  • 제주 양식장에서 광어를 든 직원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 제주 양식장에서 광어를 든 직원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Q 사업에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창업자와 그 정신을 공유한 초기 직원은 ‘고객 만족’을 위한 ‘고객가치’에 집중하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문제는 회사가 커질수록 뒤늦게 합류하는 직원들이 많아지고  ‘고객 만족’과 본인의 이해관계는 창업자의 그것보다 훨씬 가벼운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창업자처럼 사업의 본질을 추구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유일한 해결책, 역설적으로 생각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부터 말단 직원까지 ‘고객 만족’을 위한 ‘고객가치’를 집요하게 추구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걸 잘하는 사람은 인정받고 크게 성공하며, 못하는 사람들은 불이익과 퇴출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게 우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 더파이러츠의 컨퍼런스 강연 모습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 더파이러츠의 컨퍼런스 강연 모습 /사진 제공=㈜더파이러츠
    Q 스타트업에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스타트업이 어렵고 힘든 이유는 대부분이 망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당연히 망합니다. 열심히 해도 고객 눈높이에 맞출 정도로 잘하지 못하면 망하고, 또 열심히 해서 잘했더라도 운이 좋지 않으면 또 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한다, ▲잘한다, ▲운이 좋다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창업을 생각 중이라면 일단은 말리고 싶습니다. 과거보다는 훨씬 창업하기 좋은 조건이고, 투자 기회도 많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어쨌든 대부분의 스타트업 회사가 3년을 버티지 못합니다.

    차선으로 직접 창업보다는 간접 창업, 즉 ‘노동 투자’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쉽게 말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합류해 내 노동력을 제공하고 지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미 창업자가 죽을 고생을 해서 죽음의 계곡을 통과했고 운까지 따라줘서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가 되는 것,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회사도 아직은 초기 단계라 기여할 부분이 많고 기여한 대가로 스톡옵션 등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도 사업과 회사를 보는 통찰력이 필요하고 운이 따라줘야 하지만, 창업보다는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실패해서 망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진심으로 열심히 했다면 이 경험을 통해 얻는 게 훨씬 많습니다. 좋은 인상을 남겼다면 추후 창업자나 그 회사의 투자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꼭 IPO나 M&A에 성공하지 않아도 투자 단계별 구주 매각 등 옵션이 있어서 오히려 창업자보다 빨리 돈을 벌게 됩니다. 보통 공동매도권이 걸려있는 창업자보다 초기 멤버가 회사 주식을 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 회사의 경우 창업자인 저는 한 주도 팔지 못했지만, 2~3년 근무했던 초기 멤버들은 일부를 투자자에게 팔아 직장인이 평생 급여로 모으기 힘든 돈을 한 번에 벌었습니다. 그렇게 성공과 실패를 간접적으로 맛본 뒤에도 직접 창업을 하고 싶으면, 그때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창업을 해서 돌이키기 어렵다면 일단 열심히 해서 잘하는 수준까지 올린 뒤 운이 따라 줄 때까지 버티고 또 버텨야 합니다. 단, 버티는 것도 조건이 있습니다. 자신이 2~3년 일해서 갚을 수 있는 정도의 빚까지만 허용해야 합니다. 망하고 난 뒤 내 노동으로 갚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재기하기 어렵고,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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