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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소송 최종 판결 또 연기… "장기화로 부담 가중"

기사입력 2020.10.27 19:32
  •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소송전을 다루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오는 12월 10일로 연기됐다.

  • LG화학·SK이노베이션 영문 CI / LG화학·SK이노베이션 제공
    ▲ LG화학·SK이노베이션 영문 CI / LG화학·SK이노베이션 제공

    26일, ITC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을 10월 26일에서 12월 10일로 또다시 연기했다고 밝했다. 이는 당초 이달 5일로 예정됐던 최종 결정일을 이날로 미룬데 이어 다시 6주 더 연기한 것이다.

    ITC는 이날 위원회의 투표를 통해 재연기를 결정했다면서 그 배경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양측 관계자는 "ITC 최종 결정은 한차례 미뤄지는 경우는 있었지만 두 번이나 연기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 LG화학-SK이노 배터리 소송 분쟁 타임라인 / 그래픽=장지은
    ▲ LG화학-SK이노 배터리 소송 분쟁 타임라인 / 그래픽=장지은

    양사 모두 소송 장기화 부담이 가중하면서 합의를 위한 협상을 본격 재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선 나온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이날 입장문에서 합의에 대해 언급했다.

    LG화학 관계자는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며, "더불어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TC가 이 사건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판결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어 "다만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판결 연기를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에 대한 ITC의 고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인터배터리 2020 참석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 지동섭 대표가 LG화학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이주상 기자
    ▲ 인터배터리 2020 참석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 지동섭 대표가 LG화학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이주상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 내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기업인 만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패소 판결을 확정되는데 대한 의견이 미국 내부에서도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최종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는 예비 판정이 확정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원칙적으로 배터리 소재를 미국에 수출할 수 없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부품 등의 미국 내 수입이 전면 금지되는 것이다. 조지아주 소재 배터리 공장 역시 가동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미국 대선과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거부권을 행사할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ITC가 판결을 연기할 수는 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두 달 넘게 미루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ITC에서 이달 들어 판결 일정을 두 차례 연장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 코로나19 영향 등에 따른 단순 순연으로 보인다"며,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 LG화학·SK이노베이션 분기별 실적 및 주가 변동 추이 / 그래픽=장지은
    ▲ LG화학·SK이노베이션 분기별 실적 및 주가 변동 추이 / 그래픽=장지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에서 10건이 넘는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ITC 최종 판결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다른 재판들도 대부분 ITC의 판결을 결정의 준거로 활용하기 때문에 최종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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