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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수지와 남주혁이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통해 청춘의 팍팍한 현실을 그려내며 현실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각각 맡은 캐릭터들의 성장기를 보여줄 것을 예고한 바, 두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의 응원을 이끌어낼 것인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은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드라마. 극 중 수지는 역전을 위해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서달미'를 연기하며, 남주혁은 완벽한 좌뇌형 인간으로 삼산텍을 창업한 '남도산'으로 분한다.
'스타트업' 2회에서는 아비규환의 카페에서 경력 만렙의 능력을 발휘해 최고 매출을 찍었지만, 정규직 전환 대신 사표를 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서달미의 모습이 그려졌다. 심지어 힘들게 첫사랑을 찾아내 오매불망 만나는 순간을 기다렸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고,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고난의 연속에 빠진 달미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극 말미 그토록 찾아 헤맸던 첫사랑과 만나는 모습은 안방극장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달미가 이토록 만나기를 고대했던 첫사랑은 남도산. 정확히는 한지평(김선호)이 남도산의 이름을 빌려서 달미에게 편지를 써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지평의 부탁을 받은 남도산은 자신의 이름을 사용해 달미와 주고받았던 편지를 읽었고, 무언가 결심한 듯한 얼굴로 자리를 떴다. 이후 머리부터 발끝까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달미의 상상 속 '멋진 첫사랑'으로 등장했다. -
특히 지루할 틈 없는 수지의 다채로운 모습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한 회였다. 호의를 보이는 이성에게는 매 순간 도산과 비교하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매출 신기록을 위해서는 야망 가득한 눈빛을 장착하는 등 수지의 다양한 표정은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무엇보다 수지는 기대와는 달리 정규직 전환이 무산된 와중에도, 애써 괜찮은 척 받아들여야 하는 달미의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해 내 보는 이들에게 먹먹함을 안겼다.
때로는 뻔뻔함과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자꾸만 무너져 내리는 애달픈 청춘의 현실을, 첫사랑을 떠올리면 얼굴 가득 피어오르는 미소까지 수지의 변화무쌍한 표정들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수지의 섬세한 감정 변주는 오랜 시간을 인내해 가을에 만개하는 코스모스처럼 어떤 상황도 이겨내고 활짝 피워낼 달미의 계절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
남주혁은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면서 캐릭터의 반전 매력을 가감없이 선보였다. 평소 어리숙하고 숫기 없던 도산이 사업과 관련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인 것. 특히 대화를 할 때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던 도산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할 때는 한껏 커진 목소리와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로 순수한 열정을 담아냈다. 이렇듯 남주혁의 색깔이 더해져 탄생한 캐릭터는 이제 막 시작하는 청춘들을 대변하며, 무한한 성장의 가능성을 응원하게 만든다.
또한, 남주혁의 디테일한 연기가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남주혁을 따라가다 보면 꿈꾸던 이상과는 다른 현실의 벽에 마주한 캐릭터의 절박한 심정에 동화된다. 지평을 만난 것은 도산에게 있어서는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이를 붙잡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자신들에 대한 냉철한 평가에 눈가에 서서히 차오르는 눈물과 축 쳐진 어깨, 반박할 수 없는 말에 스스로도 설득당하고만 참담함까지 복잡미묘한 감정을 남주혁은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다만 남도산은 서달미와의 만남을 계기로 겉모습부터 심적 변화까지 시작된 상황. 이에 남주혁이 그려갈 남도산의 서사, 그리고 성장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올가을 안방극장을 촉촉이 적시는 청춘 코딩 로맨스로 돌아온 수지와 남주혁이 출연 중인 드라마 '스타트업'은 매주 토, 일 밤 9시 tvN을 통해 방송된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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