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맞아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패션∙뷰티업계는 온라인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자사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직접 판매 전략을 펼치거나, 자체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섰다.
실제 온라인 소비는 매년 증가 추세다.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8월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5% 성장했으며, 의복 부문과 화장품 부문 거래액은 각각 6.6%, 6.1% 상승했다.
-
먼저 패션 브랜드 ‘널디(Nerdy)’, 기능성 화장품 ‘메디큐브(Medicube)’, 코스메틱 브랜드 ‘에이프릴스킨(Aprilskin)’ 등 다수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뷰티생활문화 기업 에이피알은 2014년 창업 초기부터 자사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직접 판매, 즉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을 통해 유통 마진은 줄이고 높은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에이피알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70%로 이는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국내 화장품 상장 기업 대비 매우 높은 비중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회사 측은 창립 초부터 내재화한 온라인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앞으로 지속될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맞춰 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에는 매출 1,590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중국 등 아시아를 비롯한 북미 등 해외에서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컨템포러리 멀티숍 ‘비이커(Beaker)’는 온라인 사업 확대와 함께 밀레니얼 고객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 ‘비 언더바(B_)’를 출시했다.
비이커는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라인(PB) 상품을 중심으로 트렌디하고 유니섹스한 스타일의 상품을 ‘비 언더바’ 라인으로 구성했다. 특히, 트렌디하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2535 고객을 겨냥해 비이커 상품 대비 가격을 60% 수준으로 책정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한섬 역시 올해 온라인에 집중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 ‘EQL’ 등 3개 온라인몰 매출(124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765억원)과 비교해 62% 상승했다.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370억원과 105억원 증가한 840억원과 400억원을 기록했다.
-
자사몰을 재정비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신원은 종합 패션 커머스 플랫폼 쑈윈도(SHOWINDOW)를 론칭했다. 쑈윈도는 신원이 기존에 운영하던 자사 쇼핑몰인 ‘신원몰’을 대체하는 플랫폼으로, 타사 브랜드도 입점할 수 있는 편집숍 형태의 종합몰로 운영될 예정이다.
신원의 e-Biz 사업부는 쑈윈도 론칭을 바탕으로 비대면 구매를 강화해 2021년 300억원, 2022년 400억원의 온라인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란제리 브랜드 남영비비안 역시 공식 온라인몰을 개편해 온라인 영역 활성화에 나섰다. 이번 개편으로 자사몰 내 카테고리를 새롭게 조정해 소비자의 편리성 및 접근성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
최근 2021학년도 신입생 입학 시즌에 맞춰 비대면 교복 주문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 형지엘리트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교복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마련에 나섰다.
교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을 전개하는 형지엘리트는 지난 8일 온라인 교복 플랫폼 교복몰과 온라인 마켓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엘리트학생복의 프리미엄 교복라인 제품인 나노(NANO) 방오셔츠, 카라탈부착 셔츠 등을 교복몰 쇼핑몰에서 독점 판매하게 되었다. 또한 광고 촬영용으로 제작되었던 교복을 쇼핑몰에서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전략적 마케팅 업무도 함께 진행한다. -
온라인 활성화에 주력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한 기업도 있다. 대상그룹은 지주사 대상홀딩스의 자회사인 디에스앤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 ‘100LABS(일공공랩스)’를 론칭하고 뷰티케어 브랜드인 ‘엄마의목욕탕레시피(Mom's Bath Recipe)’와 ‘쌀롱드리(Salon de Riz)’를 선보였다. 앞으로 100LABS는 자체몰 육성에 우선 주력하고, 다른 이커머스 채널로도 입점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패션기업 코오롱FnC도 지난 6월 사내 브랜드 실험실인 프로젝트 그룹팀을 통해 온라인 전용 캐주얼 브랜드 ‘24/7(이사칠)’을 론칭했다.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24/7은 특히 올해 크게 성장했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목표 매출의 2배를 달성했으며 지난 3월의 전월 대비 매출 신장율은 350%를 기록했다. -
뷰티업계에서도 온라인 영역을 강화하며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온라인 화장품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환경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MZ 세대를 타겟으로 한 신규 브랜드인 ‘글린트 바이 비디보브’를 선보였다. ‘글린트 바이 비디보브’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되고, 인플루언서 바이럴, 검색광고, 라이브방송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포함 네이버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온라인 대표 색조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
러쉬(Lush)는 거품 입욕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버블 바’ 29종을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했다. 버블 바는 4초당 1개씩 팔리는 러쉬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풍성한 거품과 다채로운 색상으로 입욕의 즐거움을 전하며 소확행 아이템으로 인기를 더했다. 재미뿐만 아니라 기후 및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과대 포장에서 벗어나고자 별도 포장이 필요하지 않은 고체의 ‘네이키드(Naked)’ 형태로 선보이며 가치까지 더했다.
리쥬란 코스메틱 역시 소비 트렌드 변화, 홈 뷰티 열풍에 힘입어 올 상반기 주요 채널인 온라인몰 및 홈쇼핑 채널 등에서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홈쇼핑을 통해 최초 특별 구성으로 선보인 리쥬란 힐러 턴오버 앰플 및 시너지 크림 패키지는 완판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