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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 "운명적 끌림"…'내가 죽던 날' 김혜수X이정은, 진심과 진실로 전할 위로
김혜수와 이정은의 만남이 성사됐다. '내가 죽던 날'을 통해서다. 8일 오전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려 박지완 감독을 비롯해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참석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선택을 하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다. 작품은 김혜수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연기파 배우 이정은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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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급 캐스팅을 완성한 박지완 감독은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 첫 상업 영화이기도 하고, 처음부터 김혜수 선배님을 생각했는데 '해주실까' 싶었다. 용기를 내서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만나자고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정은 선배님은 말씀을 드려 놓은 상태에서 답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기생충'이 개봉해서 밀려나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다행히 해주신다고 하셨다"며 안도했다.
특히, 작품은 수사 종결을 앞둔 실종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형사의 이야기다. 사건의 끝에서 다시 이야기가 시작되는 형식으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지완은 "어떤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서 그 안에 어떤 사람이 있었고, 어떻게 됐는지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라며 "개인적으로 후일담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끝' 하면 생각을 멈추지만, 누군가에게는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그걸 조금만 더 정성스레 들여다보면 보이는 다른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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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김혜수는 하루아침에 자신이 믿었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순간, 한 소녀의 의문의 자살 사건을 맡게 된 형사 '현수' 역을 맡았다.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형사 역을 맡았던 김혜수는 스크린에서도 형사로 분한다. 전작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어떤 점에 차별화를 뒀는지 묻자 "처음에 시나리오를 접하면서 '어, 형사네'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실제 책을 읽으면서 직업적으로 형사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업과 관련된 게 아니라 감정적으로 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현수가 처한 상황과 세진에게 집중하면서 촬영했다. 관객분들도 같은 직업에서 주는 연결성이 있지 않을까 하실 수 있지만, 실제 영화를 보면 금방 그 부분은 희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제 의도라기보다는 작품 자체가 그렇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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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자 소녀의 마지막 행적을 목격한 '순천댁'으로 분한다. 이정은은 '순천댁'에 대해 "불의의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 주민이다. 현수라는 형사가 돕고 있는 사건의 일부를 목격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기본적으로 혜수 씨가 나오는 형사물을 재밌게 봤었고, 이게 단순히 형사가 출연하는 게 아니라 진심과 진실이 만나게 되는 되게 다른 면이 있는 시나리오였다"며 "진심과 진실을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이 언어인데, 남들은 다 하는 말을 빼고 하는 연기를 해도 그것이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목소리를 잃은 역할인 만큼 표정만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을 터. 이정은은 "사실 목소리가 없으면 사람이 과하게 표현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약간의 실험을 해보시면 소리 없이도 사람이 교류할 수 있는 여러 방편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감독님이 많은 자료를 주셔서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소리를 잃을 때보다 목소리를 낼 때가 더 힘들었다. 그런 순간이 짧게 나오는데 그것에 중심을 두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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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중심 사건 한가운데 선 실종된 소녀 '세진' 역은 최근 드라마 '18 어게인'에 출연 중인 노정의가 맡았다. 세진은 사라진 아빠가 연루된 범죄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돼 외딴 섬에서 보호받으며 고립된 인물.
아역 출신의 노정의는 "김혜수 선배님과 이정은 선배님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무조건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번째로 김혜수 선배님의 작품을 즐겨보던 중에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게다가 이정은 선배님도 나오시니 어떻게든 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꼽았다.
노정의는 두 선배를 통해 한층 더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선배님들께) 질문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쉽게 다가가지 못했었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제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잘 전달될까'하는 고민을 하다 타이밍을 계속 놓쳤었는데, 먼저 다가와 주시고 안아주시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김혜수 선배님은 일부러 제 신에 오셔서 같이 모니터를 해주셨다. 이정은 선배님은 제가 감정 신을 앞두고 있을 때, 매 테이크마다 제 손을 잡고 함께 울어주셨다. 그러니 나중에는 선배님 눈만 봐도 눈물이 났다. 정말 감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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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던 날'은 세 배우와 감독 모두에게 남다른 경험을 선사한 작품이다. 김혜수는 "탄생부터 '혜수 거'였던 것 같다"며 운명적인 끌림을 느꼈고, 이정은과 노정의는 이번 작품으로 연기적 시도를, 박지완 감독은 첫 상업 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이들의 시너지가 어떻게 관객의 마음에 와닿을지 기대감이 쏠리는 가운데, 전혀 상관없던 사람들의 감정적 연대로 신선한 위로를 건넬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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