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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영화 '작은 아씨들'

기사입력 2020.09.20.00:00
  • 영화 '작은 아씨들' 포스터 / 사진 : 소니픽쳐스
    ▲ 영화 '작은 아씨들' 포스터 / 사진 : 소니픽쳐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밥벌이도, 꿈도, 결혼도.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고, 매번 선택을 하면서도 모르겠는 것이 삶이다. 영화 '작은 아씨들'은 네 자매를 통해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을 그려본다.

    메그(엠마 왓슨), 조(시얼샤 로넌), 베스(엘리자 스캔런), 에이미(플로렌스 퓨)는 한 지붕 아래 산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조는 대본을 쓰고, 자매는 함께 연극을 만든다. 어느 날 조는 우연히 자신과 똑같이 겉돌고 있는 로리(티모시 샬라메)를 만난다. 이웃집에 사는 로리는 그렇게 네 자매의 일상에 들어온다. 그들이 함께하는 유년 시절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눈부시게 빛났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갔고, 성인이 되며, 삶도 변화한다. 메그는 사랑하는 이와 결혼한다. 조는 뉴욕에 가서 작가로서 활동한다. 작은 돈이지만, 글을 팔아 돈도 벌었다. 몸이 약한 베쓰는 엄마(로라 던)와 함께 집에 남았다. 에이미는 부자인 대고모님(메릴 스트립)과 함께 유럽 여행에 나섰다. 화가로서 천재성이 없다고 판단한 에이미의 꿈은 부자와 결혼하는 것, 돈을 벌 수 없는 여자가 돈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믿는다.
  •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 사진 : 소니픽쳐스
    ▲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 사진 : 소니픽쳐스
    네 자매는 여자로서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의 기로 속에서 자매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는 관객에게 다양한 생각의 문을 열어준다. 조는 언니 메그의 결혼을 아쉬워한다. 언니는 배우로 무대에 서야 한다고 믿는다. 그때 메그는 말한다.

    "내 꿈이 네 꿈과 다르다고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야. 난 집과 가족을 갖고 싶어. 기쁘게 일하고 싸워나갈거야. 그걸 존과 함께하고 싶어."

    시간이 흐른 뒤, 조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자에겐 사랑이 전부라는 말에 신물이 나요. 그런데 너무 외로워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사려깊은 대사들이다. 고개 끄덕이게 하는 명대사는 영화 '작은 아씨들'를 읽게되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 사진 : 소니픽쳐스
    ▲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 사진 : 소니픽쳐스
    어찌보면 네 자매가 성장하는 소소한 이야기다. 시대도 다르다. 첫사랑부터 그 빛나는 유년의 시간들이 눈이 부시게 그려진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나의 그 시절까지 돌아보게 한다. 영화를 보고나면 귓가에 '꺄르르' 웃는 '작은 아씨들'의 웃음 소리와 서로 부둥켜있던 온기가 남아있는 듯하다.

    연기에 구멍 하나 없다. 언어와 시대와 모든 것이 지금의 우리와 다른데도 이질감이 없게 느껴지는 것은 배우들의 힘이 크다. 작가이자 화자가 되는 조를 연기한 시얼샤 로넌부터, 엠마왓슨,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캘런, 그리고 '콜미바이유어네임'으로 국내 대중의 마음을 참 많이도 훔쳐간 티모시 샬라메까지. 배우들은 '작은 아씨들' 속에 녹아, 너무나 따뜻하게 만들고, 너무나 가슴 아릿하게 만든다.

    영화 배우이자 감독인 그레타 거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결혼이야기'를 연출한 노아바움백 감독의 영화 '프란시스 하'(2014)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그는, 지난 2018년 영화 '레이디 버드'를 연출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레이디 버드'에서 주연을 맡은 시얼샤 로넌, 티모시 샬라메와 '작은 아씨들'의 조, 로리 역으로 인연을 이어왔다. 아마도 '작은 아씨들'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준 인연인지도 모른다. 상영시간 135분. 2020년 2월 12일 개봉. 넷플릭스 공개.

    ◆ 한줄평 : 나의 메그, 조, 베스, 에이미에게 (8점 / 10점)
  •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 사진 : 소니픽쳐스
    ▲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 사진 : 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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