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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근형이 처음으로 여순사건을 조명한 영화 '동백'에 주연을 맡았다. 영화 '동백'이 나오기까지 노력을 기울인 제작진과 관계자들의 진심이 전해졌다.
영화 '동백'은 지난 1948년 벌어진 여순사건을 담았다. 아버지를 잃은 노인 황순철(박근형)과 가해자의 딸 장연실(신복숙)의 세대를 이어온 악연을 풀기 위한 갈등과 복수, 화해와 용서를 담은 작품으로 배우 박근형을 비롯해 신복숙, 정선일, 서준영, 김보미, 주아름, 김효선 등이 출연했다.
영화 ‘동백’의 주요 사건인 여순사건은 수만 명의 민간인과 군경이 학살됐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특별법 하나 제정되지 못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다. 영화 ‘동백’은 그 당시 피로 물들었던 희생자들의 넋을 붉게 물들이고 피고 지는 ‘동백’이라는 꽃으로 상징하고, 역사의 배경인 여수와 순천의 풍광, 실제를 방불케 하는 세트장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생생하게 펼쳐진다.
영화 ‘동백’의 제작 성사에는 감독 및 배우들부터 스태프들, 역사의 배경이 되는 여수시, 순천시, 전라남도의 주민들과 권오봉 여수시장, 각 지자체장, 공무원들 등 많은 이들의 노력과 유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수시청 관광마케팅 김상욱 팀장은 “여수시에서 2018년 여순사건을 기반으로 한 웹드라마 ‘동백’을 제작해 2019년 제5회 서울웹페스트 특별상을, 스페인 빌바오 웹페스트에서 황금늑대상을 받았다. 그때 시상식에서 신준영 감독님을 만나 영화로 만들어 보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속 촬영을 끝내고 영화가 완성돼 가니 감회가 새롭다”며 “부디 이 영화를 통해 미약하지만 여순사건의 아픔과 진실을 알려 여순사건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되길 바란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관심 속에 흥행과 함께 여순사건특별법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뜻깊은 바람을 전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영일 소장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이 뿌리내려 이제야 가능하다는 생각에 감격스럽다. 여순사건은 분단과 통일이라는 민족사적 과제이며, 제주4.3의 연장선의 역사에서 바라봐 줬으면 한다”며 “일 개인의 운명은 거대한 시대 정세의 흐름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영화 ‘동백’은 역사와 휴머니즘으로 말해줄 것이다. 진실이라는 팩트와 화해가 이제는 공존했으면 한다”고 밝혀 기대감을 북돋웠다.
'동백'을 연출한 신준영 감독은 “영화 ‘동백’으로 우리 역사에 아픈 모습으로 남아있는 여순사건이 재조명돼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다. 많은 국민이 여순사건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순사건을 조명한 최초의 영화 ‘동백’은 10월 중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와 국회 방문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며, 2021년 2월 베를린영화제 출품과 같은 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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