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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부산국제영화제는 개최될 수 있을까.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입을 열었다.
14일 오후 3시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개최 관련한 내용을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보다 약 2주 정도 연기된, 오는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68개국에서 온 192편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300여 편의 상영작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상영됐다. 올해는 100편 넘게 상영 편수가 줄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상영작에 대해서만은 자신감이 넘친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상영작 하나하나 주옥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차이밍량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프랑소와 오종 감독 등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초청됐다. 또한, 베니스 영화제, 선댄스 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미나리', '너를 데리고 갈게' 등의 작품도 상영된다.
개막작은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조니 토, 임영동, 서극이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가 선정됐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7명의 홍콩영화와 아시아영화를 대표하는 대가들이 1950년부터 21세기까지 홍콩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라며 "우리의 과거도 동시에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막작은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선정됐다. 전양준 감독은 "올해 느꼈던 무력감과 답답함에 가슴 훈훈한 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누도 잇신 감독의 2003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설명했다. -
문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최 가능 여부다. 이용관 이사장은 "국가적인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2.5~3단계로 가게될 경우, 당연히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임계점을 2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이를 넘을 경우 중앙 정부와 의논하겠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기준으로 할 때, 실내는 50명, 실외는 100명까지 인원 수용이 가능하다. 14일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2단계를 기준으로 영화제 운영 계획을 밝혔다. 이용관 이사장은 "추석 이후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영화제의 개최 확정 여부는 10월 15일 경에 발표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의 전당에서만 상영된다.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티켓 구입을 위해 관객이 줄을 서거나 모이지 않도록, 100% 온라인과 모바일 사전 예매로 티켓을 판매한다. 또한, 극장 입장 역시 QR코드를 이용한 비대면 입장으로 할 예정이다. QR코드를 이용하면, 입장 관객에 대한 동선 체크까지 가능해지는 이점이 있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선택이지만, 상영관은 5개에 불과하다. 192편을 5개 극장에서 열흘 동안 상영한다면, 영화 한 편당 한 번 이상 상영이 어렵다. 피케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온라인 상영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이용관 이사장은 "온라인 상영에는 미련을 갖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저희가 고수해야 할 점은 칸 영화제와 유사하다. 저작권 문제와 제작자들의 의견과 관객의 입장을 모두 존중해야 한다. 아주 기본적인 것을 지켜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92편이 상영되는 내내 매진이 된다고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상황에서는 총 관객수가 1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용관 이사장은 "저희도 4~5천석인 야외상영관에서 100명이 보는 것, 800명이 수용 가능한 극장에서 50명이 보는 것을 상상하기 싫다. 상황이 나아져 더 많은 이야기가 가능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전체 일정도 축소됐다. 관객이 많이 몰릴 수 있는 행사는 진행되지 않는다. 개·폐막식은 물론이고 야외 무대 인사, 오픈토크 등 행사와 소규모 모임도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온라인 GV(관객과의 대화) 등 가능한 행사 여부는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좀 더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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