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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모르겠어요, 내가 뭐가하고 싶은 건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건지…"
저 문장을 정확히 알고 사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러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당신, 괜찮다. 이렇게 말해주는 영화가 있다. 아홉명, 감독과 스태프까지 그 이상이 만들어낸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이 그렇다.
'마음 울적한 날엔'은 러닝타임 81분의 영화다. 그 속에는 각기 다른 세 편의 단편영화 '나는 사람 때문에 울어본 적이 없다', '이무기여도 괜찮아', '마음 울적한 날엔'이 나란히 있다. 이들이 관통하는 것은 하나의 단어다. '청춘'. -
'나는 사람 때문에 울어본 적이 없다'는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담는다. 작가인 성준(오동민)과 무뚝뚝한 연우(강길우)다. 성준은 카페의 일보다는 자신의 꿈, 글쓰는 것에 더 무게를 둔다. 하지만 연우는 과거 배우의 꿈을 접고 카페의 일에 무게를 실는다. 산수 감독(이태경)의 작품 상영회를 성준이 이야기했을 때, 연우가 대관료부터 이야기한 이유다. 영화 상영회를 하게 되고, 이 일은 세 사람에게 다른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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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에 대한 설명이 시작된다. 이무기는 물속에서 천년 동안 지내면, 용으로 변한 뒤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간다. 하지만,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몇년을 수행했던지 다시 천년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유튜브 콘텐츠를 촬영하느라 산에 오른 영노(박성준)와 광철(이재우)의 모습이 나온다. 이들은 우연히 묘령의 여인 심희(김예은)를 만나게 되고 함께 우여곡절 끝에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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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철 역의 이재우는 '마음 울적한 날엔'의 인규로 이어진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최악의 순간, 은행에서 헤어진 여자친구 나연(윤혜리)을 만나게 된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는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에서 나연은 "상환 계획은 있으세요?"라고 묻는다. 그 말에 인규(이재우)는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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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울적한 날엔'은 자연스러운 대화로 전개된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 사연을 담고 현실에서 살아간다. 어색한 위로도, 힘내라는 화이팅도 영화 속에는 없다. 그저, '햄버거를 먹으면 힘이 날 것' 같고, 힘든 상황의 친구구가 또 '나를 만나주는게 고맙기도 하고' 그런 인물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리고 그 세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 이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가는 배경이 되는 하늘, 숲, 자신의 공간 등을 통해 '괜찮다'는 조심스러운 인사를 전한다.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오동민, 강길우, 이태경, 정도원, 김예은 이재우, 박성준, 윤혜리, 이건휘는 '마음 울적한 날엔'을 보며 만나는 가장 특별한 즐거움이다. 청춘을 관통하고 있는 이들은 배우라는 꿈을 향해 가는 이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반갑고, 이들이 전하는 조심스러운 인사가 고맙게 전해진다.
제목처럼 마로니에의 곡 '칵테일의 사랑'의 첫 소절 같은 영화다.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보고…' 그 노래처럼 '마음 울적한 날엔' 취해볼 수 있는 한 편의 영화다. 청춘과 그 날에 꾸는 꿈, 그 곳을 관통해가는 배우들의 진심이 담긴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은 오는 9월 2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