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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영상 판독에 있어 인공지능(AI)이 얼마큼 정확하게 암을 검출하고 선별적으로 진단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국내 벤처기업 루닛의 연구 논문이 세계적 의학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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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AI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유방암 진단이 가능하다는 자사의 연구 논문이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 9월 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란셋(The Lancet)은 영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중 하나로, ‘란셋 디지털 헬스’는 디지털 헬스 분야를 다루는 전문 저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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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은 노벨위원회로도 알려진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의 프레드릭 스트랜드(Fredrik Strand) 박사 연구팀과 함께 자사의 인공지능이 유방암 영상 판독에서 얼마큼 정확하게 암을 검출하고, 선별적으로 진단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일일이 판독하고 있는 유방 촬영술 영상을 암 진단 가능성에 따라 AI가 먼저 점수를 부여하고, 이 AI 점수를 기반으로 정상 판정을 할 수 있는 영상과 추가 진단검사가 필요한 영상을 분류해 AI를 활용한 진단 효율성을 확인했다.
총 7,364개의 유방 촬영술 데이터를 대상으로 분석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전체 데이터 중 AI 점수 하위 60%인 경우 단 하나의 암도 진단되지 않았다. AI가 전문의 판독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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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판독에서 정상으로 나타난 경우라도 높은 AI 점수를 받은 경우에는 추가 검진을 진행해, 놓친 암 중 일부를 더욱 빠르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하위 60% 점수를 기록한 데이터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관여하는 대신 상위 2%에 대한 추가적인 MRI 검사를 진행한 경우, 1,000개의 추가 검사당 68개의 암이 조기에 발견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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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문을 총괄 연구한 프레드릭 스트랜드 박사는 “유방 촬영 진단에서 AI가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판독하고 분류해 보다 효율적인 진단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였다”라며, “앞으로 AI가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도와 유방암 조기 발견을 촉진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이사는 “현재 유방암이 전 세계 여성의 두 번째 주요 사망 원인인 만큼 조기 발견이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루닛 AI의 기술력과 정확성을 인정받은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도 암 검출과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