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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삶을 원하나요?”
외모로 차별받는 세상에 대한 증오를 품은 예지에게 어느 날, 부작용이나 후유증 없이 바르기만 하면 완벽한 미인이 될 수 있다는 ‘성형수’가 배달된다. ‘성형수’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물과 성형수를 4:1 비율로 섞은 후 20분간 얼굴을 담가 찰흙처럼 변한 근육과 살을 조각칼로 떼어내고, 원하는 얼굴로 다시 만들면 되는 것.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성형수를 사용한 예지는 제품 설명처럼 놀라운 효과를 체험하고, 성형수를 만든 이를 찾아가 비싼 돈을 치르고 여분의 성형수를 더 구해 완벽한 미인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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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인이 된 예지는 여전히 불안하다. 살이 찌면, 예전으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강박감이 자꾸 예지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미인이 되었어도 좀처럼 만족하지 못한 예지는 최고의 미인이 되기 위해 남아있던 성형수를 모두 부어 마지막 시술을 감행하지만,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적정 사용 시간인 20분이 훌쩍 넘은 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다.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예지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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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기괴괴 성형수’는 평점 9.9의 네이버 레전드 웹툰 ‘기기괴괴’의 가장 인기 있는 에피소드 ‘성형수 편’을 6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이다. 바르면 완벽한 미인이 되는 위험한 기적의 물 ‘성형수’를 알게 된 예지가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게 되는 호러 성형 괴담은 탄탄하고 독창적인 스토리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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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호러 장르인 영화는 상상하지 못했던 독특한 매력으로 이미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외모지상주의와 성형 이슈를 통찰력 있게 담아낸 섬뜩한 스토리를 담은 영화는 국내외의 다양한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는 등 화제를 모았으며, “오싹한 메시지 전달”(CINEMA ESCAPIST), “미디어의 광기·외모지상주의에 대한 85분간의 비평론”(Zippy Frame)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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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넘어 지금까지 제작된 호러 영화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독창성을 자랑하는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 한국뿐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대만, 싱가포르까지 동시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는 9월 9일 개봉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