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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학교 이광일 교수가 ‘The AI’의 창간을 기념해 축하의 말과 함께 인공지능(AI)과 스마트 항만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광일 교수는 "인공지능이 사회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되어, 가까운 장래에 일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시기에, ‘The AI’가 창간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도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에 우리가 적절히 대응하고 준비하기 위해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최신 동향 뿐 아니라 미래 사회에 대한 통찰력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매체가 되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라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광일 교수가 재직중인 한국해양대학교는 국내 유일의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으로, 해양입국(海洋立國)의 기치 아래 해양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해 왔으며, 70여년의 역사 동안 바다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활동을 해왔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와 IC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항만을 유지 및 관리하기 위한 연구개발 및 체계 구축, 인프라 지원 등 스마트 항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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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일 교수는 지난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주는 ‘IEC 1906 Award’를 수상했으며,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를 비롯하여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수로국(IHO), 국제표준협회(ISO),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해양분야 국제표준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이광일 교수에게 AI와 스마트 항만의 미래데 대하여 들어본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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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 드립니다.
A: 한국해양대학교 제어자동화공학부의 교수 및 국제해양기술표준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광일입니다.
국내 최대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스마트 선박, 이네비게이션 등을 연구했고, 그 이전에는 미국의 NIST와 메릴랜드 대학교 등에서 연구원으로서 ICT 분야와 국제표준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자율운항선박 및 스마트 항만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으며, 국제전기연합(IEC)에서 해양 ICT 분야의 의장(IEC TC80 공통해서정보모델 작업반 컨비너), 한국자율운항선박 의장 및 국제자율운항선박연합체 한국대표회원, 그리고 국제자율운항선박컨퍼런스(ICMASS 2020)의 조직위원장 등 해양 ICT 관련 국내외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스마트 항만, 스마트 자율운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해당 분야를 연구하시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앞서 언급하였듯이 저는 학위와 ETRI에 입사할 때까지만해도 ICT 특히 통신분야에 대한 연구에만 전념하였습니다. 그런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ETRI와 현대중공업과의 SAN(Ship Area Network)이라고 하는 스마트 선박 과제와 관련 국제표준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본 과제는 상업화에도 성공하여 해양분야의 대표적인 IT융합과제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과제를 수행하면서 느낀 사실은 우리나라는 배를 건조하는 조선 분야에서는 강국이지만, 중국 등의 추격으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해양 ICT 분야에서는 국제적인 인지도가 매우 낮아서, 선박에 탑재되는 장비는 대부분 외산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해양 특히 해양 ICT 분야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게 되었고, 향후 자동화 및 스마트 사회를 위해서는 기존 조선∙해양 산업의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해양분야와 ICT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ICT 분야의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산업 자체가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해상물류산업 관점에서 문제를 보기 시작하였고, 외국의 전문가들과 많은 교류를 시작하였습니다. 단순히 제조 중심의 조선산업에서 부가가치가 큰 서비스 중심의 해양분야의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선박 즉 스마트∙자율 운항선박 그리고 해상물류의 최적화를 위해서는 스마트 항만과의 연계를 통한 스마트 물류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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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I도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는데요, 가장 주목하고 있는 AI 분야를 하나 고른다면 무엇인가요?
A: AI 분야는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로 특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저는 해양 ICT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분야에서의 AI를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특히, 스마트 및 자율 운항선박과 지능형 해상물류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앞으로 AI가 세상을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A: 사회는 현재 정보화 및 지식사회에서 지능화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조금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우리가 말하는 ‘지혜’를 추구하는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충분한 지식(양적인 면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과 상황에 맞는 최선의 결정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화될 것입니다.
이제는 서비스 사용자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자신에 맞는 최선의 서비스를 서비스를 추구하게 될 것이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개별 사용자의 요구사항, 취향 및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맞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AI가 바꿀 세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아마존(Amazon)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일부 유명회사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모든 물건을 구입합니다.
예전에는 여러 쇼핑몰들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할 떼 당연히 아마존에 접속해서 물건을 찾아 구입하고, 아마존에 물건을 공급합니다. 아마존은 최저가 및 사용자가 요구하는 물건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거의 모든 물건을 빠른 시간 안에 배달해 줍니다.
여기에는 국경이 필요 없이 전 세계로 배달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기능면이나 가격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사실 사용자는 구매를 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와 같이, 아마존처럼 모든 제품과 업체를 제공할 수 있는 대형 플랫폼 기반의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에 맞게 자신의 제품을 최고의 경쟁력, 다시 말해 AI기반의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사업에 성공여부를 결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AI가 대중화 될수록 인력을 대체하여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AI가 도입되는 배경에는 노후 인력 대체와 비용의 증가 또는 유능한 신규 인력을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를 AI로 대체하여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번 배에 승선하면 몇 개월 동안 배에서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인지, 예전보다 배에 승선하는 젊은 인력들이 줄어들고 있으며, 기존 인력들은 점차 노령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양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기술적으로 자동화 및 AI의 대중화는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AI의 대중화로 인한 인력구조의 변화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양 분야에서도 AI의 도입을 원격관제사 및 신규 서비스 창출로 인한 인력수요의 창출로 인해 전체적인 인력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분야에서는 인력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산업의 프로세스나 시스템이 변화한다는 것은 일부 기능은 줄어들고, 일부 기능은 추가 또는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초점은 인력이 줄어드는 것에 초점이 아니라, 첫 번째는 인력수요가 줄어 들것으로 예상되는 기존 분야의 인력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신규 인력 구조로 유도 또는 수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또는 국가적으로 지원체계를 갖추느냐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과도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일부 인력들에 사회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도 포함됩니다.
두 번째는 신규로 창출되는 인력수요와 역량에 맞게 교육 및 재교육 체계를 융통성 있게 제공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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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정부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여 선진국형 경제체계 구축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현재, 금번의 코로나 대응에서 본 것처럼 우리나라가 ICT 강국으로서 ICT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 전반에 걸쳐서 ICT기반의 디지털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금번 정책을 통해 디지털 선진국형 경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과 지원을 하는 것은, 매우 시기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Q. ‘디지털 뉴딜’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그리고 개선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디지털 인프라를 통한 개방성, 연결성, 지능성을 어떻게 제공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일단 한번 개발된 인프라는 쉽게 변경될 수 없습니다. 현재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개발되고 있는 인프라가 단지 소수 또는 특정 분야 및 부처만을 위한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적인 인프라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프라로서 구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관의 역할과 권한 그리고 평가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고, 안정화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국가가 정량적 평가와 단기 성과위주로 정책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업보다는 전시성 사업과 포장지만 바꾸는 사업만 양산하게 되어, 산업적인 효과는 거의 없고 예산만 낭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업에서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산업은 유기체이기 때문에 유관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비록, 특정 전략산업은 아닐지 모르지만 비용이 많이들고 시간이 필요한 산업이라하더라도 균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AI 산업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어떤 변화를 줄 것으로 예측하시나요?
A: 사실 AI에 대한 도입과 적용을 방해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사람들이 담당해 왔던 일들을 일자리 문제과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초기 투자 비용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시스템의 사용과 도입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고, 이로 인한 비용투자도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AI가 일부 첨단 산업에 적용되던 것이 산업에 전반에 생활의 모든 영역에 확대되는 전환점,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제는 대면중심의 사업이 갖고 있던 공간적, 시간적 제한 사항이 코로나19로 인해 없어졌기 때문에, 각 산업에서는 플랫폼 중심의 대형화 또는 전문화된 차별성에 대한 요구가 보다 심화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 이주상 기자 jsf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