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화장품·생리대 등 ‘비건’의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기사입력 2020.08.28 15:58
  • 친환경, 동물 복지, 환경 등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통 업계에도 비건 바람이 불고 있다. 비건 제품은 동물 실험,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으로 환경과 동물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면서 생긴 트렌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성 원료 및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뷰티’부터 자연 유래 성분을 함유한 제품,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적극적인 반영을 하고 있다.

    국내 채식 인구 꾸준히 증가로 비건 음식 다양해져

    최근 건강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채식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200만 명으로 급증했고 이 중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도 약 50만 명에 달한다.

  • 사진=나뚜루
    ▲ 사진=나뚜루
    나뚜루는 올해 5월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은 순식물성 원료만 사용해 한국비건인증원의 동물성 DNA 검사를 통과,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우유나 계란 대신 식물성 원료인 코코넛밀크와 캐슈넛 페이스트, 천연 구아검 등을 사용해 일반 아이스크림과 같은 식감과 맛을 구현해냈다.
  • 사진=롯데푸드
    ▲ 사진=롯데푸드

    또 롯데푸드는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고기 특유의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인 ‘제로미트’를 선보였다. 제로미트는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베지테리언 푸드를 콘셉트로 하는 제품으로, 식물에서 유래한 단백질과 원료로 만들었다. 지난해 통밀에서 압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의 근 섬유를 재현하고 닭고기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구현한 ‘제로미트 너겟’과 ‘제로미트 까스’로 첫선을 출시했다.

    롯데마트는 순 식물성 마요네즈인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를 출시했다. 일반 마요네즈는 식초와 달걀 노른자, 식용유로 만들지만 '해빗 건강한 마요'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한다.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로 PB 상품 최초로 한국 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도 받은 제품이다.

    “생리대도 비건하세요!”

    생리용품은 당연히 비건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일반적인 생리대는 유해물질 독성 검사를 위해 동물 실험을 거친다. 동물의 불필요한 고통과 희생이 따르지 않은 생리용품을 선택하고 싶다면, 제품 패키지에서 윤리적 생산 방식을 인증하는 마크를 찾아볼 수 있다.

  • 사진=콜만
    ▲ 사진=콜만

    완제품과 원재료 모두에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았음을 인증하는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의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나 이탈리아의 윤리적 비건 제품 인증 기관 ‘VEGAN OK’ 또는 한국비건인증원 등의 인증 마크가 붙은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탈리아 유기농 여성 위생용품 브랜드 콜만(Corman)은 동물 실험을 배제하고 피부 접촉 비자극 테스트를 완료한 비건 생리대다. 패키지에 인쇄된 ‘VEGAN OK’ 마크는 제품의 모든 제조 과정에서 동물 실험이 배제됨은 물론 라벨 등의 포장재에도 동물성 원료가 포함되지 않았음을 인증한다. 커버부터 흡수체까지 국제유기농섬유기구(GOTS) 인증 유기농 100% 순면으로 만들어져 우수한 통기성과 부드러운 착용감이 특징이다.

    글리터부터 마스카라까지… 스킨케어 넘어 비건 메이크업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동물 실험이나 동물 성분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다.

  • 사진=디어달리아
    ▲ 사진=디어달리아
    그러나 최근 국내 브랜드인 언리시아(UNLEASHIA)와 디어달리아(DEAR DAHLIA)를 비롯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워글래스(HOURGLASS)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비건 색조 화장품들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 사진=언리시아
    ▲ 사진=언리시아

    글리터 전문 코스메틱 브랜드 언리시아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페타 인증 비건 및 크루얼티 프리 브랜드다. 대표 제품인 ‘겟 주얼 팔레트’는 국내에서 가장 큰 입자의 프레스드 글리터로 펄 날림 없이 가볍게 밀착돼 으깬 보석처럼 영롱한 반짝임을 오랜 시간 유지해 준다.

    크루얼티 프리 브랜드 아워글래스의 신제품 ‘언락드 마스카라’는 브랜드의 신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으며 비건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아워글래스만의 기술력이 집약된 라이트웨이트 포뮬라와 3D형태의 촘촘한 브러쉬로 뭉침이나 번짐 없이 깔끔한 롱래쉬를 연출해 준다.

  • 사진=더샘
    ▲ 사진=더샘

    더샘의 ‘더마 플랜’ 라인 4종은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비건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더마 플랜 수딩 토너’, ‘더마 플랜 밸런싱 모이스처라이저’, ‘더마 플랜 센서티브 수딩 트리트먼트’, ‘더마 플랜 울트라 밤 크림’으로 민감성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해 민감한 피부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동물의 편에 선 패션, 대체 소재 모색 활발

    영국 시장 조사 기관 민텔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과반에 가까운 47%가 옷을 살 때 ‘동물 복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윤리적 방식으로 생산되는 모피의 대체 소재인 ‘페이크 퍼(Fake Fur, 인조 모피)’와 윤리적인 방식으로 털을 채취했음을 뜻하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책임 있는 다운 기준) 인증’ 등 동물 친화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비건 패션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 최근에는 가방이나 신발 등 패션 잡화에 사용되는 가죽 소재에도 비건을 적용한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볼트 쓰레즈(Bolt Threads)는 100% 식물성 버섯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선보였으며, 파인애플이나 선인장 등 질기고 튼튼한 섬유질의 특성을 이용해 신발이나 지갑을 만드는 휴고보스(HUGO BOSS), 데세르토(Desserto) 등의 브랜드들도 주목받고 있다.
  • 사진 제공=레호, 비비와이비
    ▲ 사진 제공=레호, 비비와이비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레호(LEHHO)는 지속 가능 패션의 실천 일환으로 런칭 이후부터 지금까지 비건 레더 소재의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건 레더 재킷은 부드러운 텍스처와 가벼운 무게로 부담을 덜었다. 특히 심플한 디자인에 물 흐르듯 기하학적인 구조로 볼륨감을 주는 실루엣, 크롭 핏이 어우러져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하게 연출할 수 있다.

    비비와이비(BBYB)는 비건 소비에 동참하는 윤리적 소비자들을 위해 페이크 레더와 비건 소재를 사용하여 매 시즌 새롭고 유니크한 컨셉을 선보이며 스타일과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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