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창사 이래 최대 고비' 롯데, 인적 쇄신 돌파구 될까

기사입력 2020.08.19 17:54
그룹의 양대 축 유통·화학 실적 부진, 코로나 등 악재 겹처
이동우 롯데지주 신임 대표, 코로나속 하이마트 수익 개선 높이 평가
  •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왼쪽), 이동우 롯데지주 신임 대표. /롯데지주 제공
    ▲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왼쪽), 이동우 롯데지주 신임 대표. /롯데지주 제공
    전에 없는 위기에 봉착한 롯데그룹의 발걸음이 급해 보인다.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4분의 3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로 인한 악화된 경영 환경이 회복될 기미가 없자 롯데그룹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결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의 '신동빈 오른팔' 역할을 해온 2인자 황각규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세대 교체'에 방점을 둔 인적 쇄신을 강행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과 세대교체 등 그룹의 대대적 변화를 위해 임원인사를 통한 메세지를 던졌다.

    특히 40년을 롯데맨으로 지낸 그룹 2인자 황각규 부회장이 퇴진하고, 후임으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 신임 대표는 1960년생으로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 영업, MD 등을 두루 거쳤으며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았다. 코로나 상황에서 계열사 중 유일하게 롯데하이마트의 수익성을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하이마트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올해 2분기 전년동기 대비 51.1% 증가한 6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부실한 오프라인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점포를 체험공간으로 재정비하면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빈 회장과 이동우 신임 대표의 리더십 하에 롯데그룹은 앞으로 사업별 디지털 전환과 조직 내 세대교체를 위한 과감한 체질 변화를 할 전망이다. 최근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20조원 수준에서 올해 8월 15조원대로 4분의 3으로 쪼그라들었고, '뉴 롯데'를 위한 새판을 짜던 중 코로나 등 악재가 겹쳤다.

    지난 4월에는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린 '롯데온(ON)'이 출범했지만, 출시된지 3개월이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아직 온라인시장에서 정착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는다. 롯데온의 실적이 포함된 롯데쇼핑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백화점·할인점(롯데마트)·슈퍼 등 주요 사업 부문과 기타(롯데온·롭스 등)사업 부문 등 사업부 전반이 모두 역성장했다. 2분기 백화점 매출액은 6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6% 줄었다. 롯데마트 매출액은 1조4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7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액(-339억원)보다 확대했다.

    '효자' 역할을 했던 롯데케미칼도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에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 1분기에는 8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7년여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29억원으로 전년동기 90% 감소했다.

    롯데쇼핑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도 모두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감소폭이 90.5%에 달한다. 이들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하반기에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인사카드는 매우 시의 적절해 보인다"며 "다만 수장급만 바꾼다고 역성장과 수익성 악화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다소 진부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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