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보기 드물었던 정통 멜로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싱그러운 자연 풍광 속 펼쳐질 종합선물세트 같은 로맨스,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 연출 오경훈·송연화)(이하 '내가예')의 제작발표회가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오경훈 PD를 비롯해 임수향, 지수, 하석진, 황승언이 참석했다.

'내가예'는 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었지만 갈 수 없는 길을 가게 된 형제와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린 한 여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교생 선생님과 학생으로 만난 두 남녀와, 동생의 첫사랑을 사랑하게 된 형, 그리고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또 다른 여자의 사각 러브라인을 그린다. '불새', '즐거운 나의 집'을 연출한 오경훈 감독과 '하녀들', '대군-사랑을 그리다'를 쓴 조현경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오경훈 감독은 '내가예'에 대해 "옛 시절을 살짝 추억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는 드라마다. 여러 자연 풍광과 함께 센 이야기도 담긴다. 종합선물세트 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오랜만에 보여드릴 정통 멜로다. 제목처럼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가 가장 예뻤을 때를 생각해볼 수 있다. 달달한 멜로 뿐만 아니라 네 인물들의 굴곡진 인생사를 같이 풀어나가기 때문에 지리멸렬한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임수향은 평범한 행복을 꿈꾸지만 형제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수녀 '오예지'로 분한다. 임수향은 오예지 역에 대해 "지수 씨가 연기하는 환이의 미술 교생 선생님이자 첫사랑이다. 그런데 환이의 형 진이와 멜로를 한다. 한마디로 저는 형제 사이에 있는 인물이면서 캐리 정과는 연적이 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예지는 일생이 불우하고 행복을 모르고 산 인물. 그런 그가 두 형제를 만나 사랑받는 법을 알게 되고 새 가족도 얻으면서 인생의 행복을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가 예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성장 스토리도 있다.

전작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우아한 가'의 흥행을 이끌며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얻은 임수향은 '내가예'를 선택한 이유로 '감성'을 꼽았다. 그는 "전작이 잘 된 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내가예'는 대본이 정말 좋았다. 드라마가 갖고 있는 옛날 드라마에서 보던 감성이 좋았다. 그래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멜로가 주축으로 깔려있지만 인물들 간의 섬세한 감정선이 굉장히 디테일한 대본이었다. 감독님도 다 섬세하게 짚어주시면서 촬영을 하셔서 배우로서 연기할 맛이 났다"며 "배우는 입장으로 촬영을 하고 싶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와 하석진은 임수향을 두고 사랑싸움을 벌이는 형제로 분한다. 동생 '서훈' 역을 맡은 지수는 "유기농 채소 같은 보기 드문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맑은 공기와 좋은 야채를 먹고 자란 환이는 어릴 적부터 사랑을 받기보다 사랑을 주는 타입인 것 같다. 본인 욕심보다 이타적인 캐릭터고, 굉장히 밝고 순수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석진은 형 '서진'에 대해 "직업이 카레이서인 강렬한 불꽃 남자다. 환이가 은은한 달이라면 진이는 화려한 태양 같다"며 "태양이 반짝일수록 그늘이 어두워지듯 진이도 마음속의 어둠이 있는 복잡한 캐릭터"라고 말했다.

두 배우는 로맨스 호흡을 펼칠 임수향의 매력에 공감했다. 하석진은 "임수향 씨 자체가 매력이 넘친다. 촬영할 때 억지로 없는 애정을 끌어낼 필요가 없어서 되게 쉽게 연기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사랑스러운 면이 있다"며 "특별히 임수향 씨의 매력을 찾자는 게 아니라, 느껴지는 매력을 따라가면 될 뿐이었다"고 칭찬했다.

지수 역시 "환이가 예지 쌤을 보고 첫눈에 반하는 장면이 있는데, 딱 신에 들어가니까 느낌이 오더라. 감독님이 오케이에 까다로우신데, 제 표정을 보시고 '역시 반했구나'라고 하셨다"며 연기 호흡을 언급했다.

황승언은 임수향을 두고 지수와 하석진이 삼각 러브라인을 펼치는 동안, 옛사랑 하석진을 향해 직진하는 '캐리 정'으로 분한다. 캐리 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꼭 갖고 마는 태세 전환에 능한 커리어우먼. 특히 서진에게서 마음을 거두지 못하는 팜므파탈의 매력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언뜻보면 욕심 많은 악녀지만, 황승언은 캐리 정을 짠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욕망과 열정이 많은 캐릭터고, 뜨겁고 화려한 인물이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고독해지고 불쌍해진다"며 "예지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인물이라면, 캐리 정은 사랑을 얻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이다. 캐리정은 볼수록 짠하고 딱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황승언은 캐릭터에 동화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랑을 위해 이 정도로 할 수가 있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그런 캐리가 이해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캐리에) 동화되면서 이런 가슴 아픈 사랑도 인생에 한 번쯤 해보는 게 특별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부분에 방점을 두고 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분들은 캐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본방사수를 당부했다.

이날 배우들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언제냐는 물음에 "지금"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수향은 "이 질문은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일치한다며 "항상 내가 예쁠 때인데 당시에는 모르고 지나가는 것 같다. 이후에 돌아보면 '그때가 예뻤지' 하게 된다"며 "현재의 나는 치열하게 사는 데 미래에 보면 그렇지 않다. 작품은 결국 나는 늘 예쁘다는 걸 말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간직한 '가장 예쁜' 순간을 돌아볼 수 있게 할 MBC 새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오늘(19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