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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을 맞아 무더위로 지친 몸의 기력을 돋우기 위해 보양식을 찾는 이가 많다. 복날의 대표적인 보양식은 삼계탕, 장어구이 등이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식품이 보양식으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바로 52%에 달하는 놀라운 고단백 식품으로 3대 영양소도 풍부한 ‘수벌 번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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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벌 번데기’는 지난 7월 9일 새로운 식품 원료로 인정받았다. 농촌진흥청이 수벌 번데기의 특성·영양성·독성 평가 등을 진행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안전성을 심사해 식용곤충으로 인정했다.
지금까지 수벌 번데기는 양봉 농가에서 여왕벌과의 교미 목적으로 이용하다 폐기해왔지만, 이번 식품 원료 인정으로 새로운 식품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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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벌 번데기는 특정한 향은 없다. 채취할 때 벌꿀과 화분, 로열젤리 향이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으나, 채취 후에는 이를 느낄 수 없다. 수벌 유충은 미황색에서 번데기 시기에는 갈색으로 변해가며 로열젤리와 유사한 비릿한 맛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벌 번데기는 3대 필수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단백질의 함량이 51.78%로 높다. 이에 과자, 선식 등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으며, 미래 식량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 산업화 등으로 인해 벌꿀 생산량이 줄어드는 어려운 상황에서 양봉 농가에는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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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벌 번데기가 식용곤충으로 인정되며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곤충은 백강잠, 식용누에(유충, 번데기), 메뚜기, 갈색거저리(유충), 흰점박이꽃무지(유충), 장수풍뎅이(유충), 쌍별귀뚜라미(성충), 아메리카왕거저리(유충) 등 총 9종으로 늘어났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