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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행 방식과 선호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여행을 통해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하고 풍요롭게 만들려는 ‘E(enlightened)세대’가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스닷컴이 전 세계 여행객 7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 인식 및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여행 트렌드를 소개했다.굳게 닫힌 국경에도 여행을 꿈꾸며, 조심스러운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자들
코로나19로 휴가 계획이 변경되거나 차질이 생겼지만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어느때보다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중 81%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하루에 평균 네 번 여행에 대한 생각을 했다고 답변했다. -
하지만 여행에 대한 갈망이 커도 여행을 대하는 태도는 바뀌었다. 응답자 중 71%는 여행 금지나 제한이 해제된 후에도 여전히 불안감은 존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인 중 72%는 여행을 떠나려면 정부나 보건당국의 발표 등 안전에 대한 확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6%는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어야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답변했으며 26%는 정부가 여행이 안전하다고 하면 안전에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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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여행에 채비도 늘어날 전망이다. 설문에 따르면 개인 위생용품이 옷이나 전자기기 등 여행기간 중 패션과 재미를 더하는 물품보다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다음 여행을 떠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챙길 물품으로 위생 마스크 (64%)와 손세정제 (53%)를 꼽았다. 노트북, 태블릿PC, 책, 잡지(42%)와 선글라스, 모자 등의 여행 액세서리(42%)는 여행 가방 우선 순위에서 한단계 밀려났다.
과거 여행을 추억하면서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호
설문조사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여행객이 익숙한 것에서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여행지를 방문하는(12%) 것 보다 좋은 기억이 남은 여행지를 재방문(39%) 하거나 국내 여행(32%)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과 정신 그리고 ‘식욕’을 채워주는 여행
호텔스닷컴은 전 세계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새로운 세대인 'E 세대' 여행자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깨우친’ 이라는 뜻을 가진 Enlightened의 앞 글자를 딴 E 세대 여행자들은 여행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 건강 향상을 원한다. 한국 여행자의 93%는 여행이 마음과 육체, 정신을 풍요롭게 만들며 포스트 코로나 스트레스의 해소를 도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과 휴가에서 E 세대 여행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없이 느긋이 쉬는 것 (55%)으로 나타났다. -
웰빙 여행은 마사지를 받거나 요가 수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입맛을 충족하고 영혼을 살찌우는 좋은 음식 먹기 (66%)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경향은 숙박 경험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쳐, 숙박 시설에서 좋은 호텔 뷔페가 있는 것이 여행자의 웰빙을 향상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어메니티라고 답한 여행자가 51%에 달했다. 음식 외에 여행자가 꼽은 중요한 어메니티는 깨끗한 수건 (58%) 및 공공 장소에 비치된 손 세정제와 같은 위생시설 (53%)이 꼽혔다.
해변을 가까이, 걱정은 멀리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경향은 숙소 타입에서도 드러난다. 여행자들은 느긋하게 쉴 숙소로 비치 리조트(56%)와 럭셔리 5성급 호텔(56%), 온천 리조트(46%), 펜션(44%)을 가장 선호하는 숙소 유형으로 선택했다. -
또한, 응답자의 30%가 다시 여행을 가게 되면 번잡한 장소 방문을 피하겠다고 답변한 가운데, 한적한 해변이 여행자가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혔다.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의 여행지 또한 제주 (60%), 부산 (30%), 여수 (24%), 강릉 (23%) 등 안전한 거리 유지를 할 수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해변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여행을 한꺼번에 즐기기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면서 연인과의 여행 (25%)보다 가족여행 (48%)이 더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3%는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여행을 시작하겠다고 답변했다. -
또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가족과 함께 보내는 휴가(48%)에 가장 먼저 돈을 쓰고 싶다고 답변해, 친구들과의 유흥(24%) 이나 쇼핑(10%) 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여행이 일상화된 세대에 걸맞게, 한국 여행자들은 자유를 만끽하기 위한 여행(60%)이나 자신을 위한 사치(42%)가 여행의 주된 이유라고 답변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