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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을 두고 내재된 탐욕을 드러내는 인물들이 한 지붕 아래 조우한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안방극장을 매료할 MBC 새 수목드라마 '십시일반'(극본 최경, 연출 진창규) 제작발표회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렸다.
'십시일반'은 저택에 모인 아홉 명의 사람들이 유명 화가의 수백억대 재산을 두고 펼치는 두뇌 싸움을 담았다. 작품은 인간의 본능인 탐욕과 숨겨온 진실을 소재로 여러 인간군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진창규 감독은 '십시일반'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과 미스터리, 그리고 코미디가 섞인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인 미스터리물에 '누가 죽였나'가 맨 마지막에 밝혀지는 구조로는 가지 않았다. 그 범인이 누군지도 중요하지만 인물들 간의 관계, 그 사이에 있는 상처와 비밀들을 더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
당초 '십시일반'은 4부작짜리 극본이었으나, 드라마화 과정에서 8부작으로 확장됐다. 진 감독은 "일단 '십시일반'은 2018년 MBC 드라마 공모전에서 최종 심사까지 올라갔던 작품이다. 작가님께서 4부작 드라마로 쓰셨는데, 그걸 MBC에서 8부작으로 더 확장해서 기획한 것"이라며 "지루한 부분 없이 지나갈 것이다. (8부작인 것이) 장점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속 인물들은 '십시일반'이라는 뜻과 반대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제목이 내포한 의미를 묻자 진 감독은 "'십시일반'은 작가님이 지으신 건데, 제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는 걸 찍으면서 알았다. 대본이 나오면 세트에서 매회 리딩을 하고 배우들과 상의하면서 조금씩 만들었는데, 그런 의미로 '십시일반'인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
극 중 김혜준은 20여 년 전 화백이 불륜으로 낳은 딸 '유빛나' 역을 맡았다. 빛나는 자신을 앞세워 아빠의 유산을 독차지하려는 엄마 지혜를 탐탁지 않아 하며 자신의 학비와 생활비는 항상 자신이 벌어 쓰는 당찬 소녀다.
그간 드라마 '킹덤', 영화 '미성년' 등에서 얼굴을 알린 김혜준은 '십시일반'을 통해 드라마 첫 주연에 나선다. 그는 "드라마에서 분량을 이렇게 많이 맡아서 해본 게 처음이라 부담도 많이 됐다"며 "책임감도 느꼈는데, 선배님들, 동료 배우분들,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현장을 잘 이끌어주셔서 저도 함께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감사하게도 미팅 기회를 주셨다. 이후 대본을 읽으니 복합적인 일들이 동시에 일어날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주 쫀쫀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며 대본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
오나라는 화백의 과거 내연녀이자 젊은 시절 잘 나갔던 모델 '김지혜'로 분한다. 그는 돈을 번다는 구실로 여러 남자를 만나며 결국 재산을 탕진한다. 지혜는 화백의 생일에 그의 환심을 사 유산을 확보하려는 욕심을 가졌다.
쉴 틈 없는 열일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오나라도 작품에 참여한 이유로 '시나리오'를 꼽았다. 그는 "대본에 9명의 출연진들이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콘셉트가 신선했다"며 "작품 자체가 재밌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4부작이라 콤팩트했지만 8부작으로 늘리니 풍부해졌다. 그러면서도 스피디한 건 놓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이외에도 '십시일반'은 한 지붕 아래 지내게 된 일곱 명의 인물들로 풍성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사건의 중심에 서는 화백 역은 남문철 배우가 맡았고, 김정영 배우는 화백의 전 부인이자 연극연출가 '지설영'으로 작품에 힘을 더한다.
여기에 이윤희는 젊은 시절부터 화백과 동고동락한 매니저 '문정욱' 역을, 남미정은 20년 동안 화백의 가정부로 지낸 '박여사' 역을 연기한다. 한수현, 최규진, 김시은은 각각 화백의 재산을 노리고 있는 화백의 이부동생 '독고철', 화백의 친조카 '유해준', 독고철의 외동딸 '독고선'으로 분해 극을 이끈다. -
제작발표회를 마치며 진창규 감독은 플랫폼보다 '재미'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그냥 작품을 재밌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요새는 지상파, 케이블, OTT를 떠나서 재밌는 건 인정을 받고 있다. 그래서 사실 시청률도 큰 의미가 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무조건 사람들이 작품 그대로에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처럼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배우들의 연기 합과 미스터리-코믹의 시너지를 만날 수 있는 MBC 새 수목드라마 '십시일반'은 오늘(22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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