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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구교환과 김의성은 오묘한 사이다. 연니버스(연상호 감독의 세계) 안의 두사람이다.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반도' 속 서대위 역을 맡은 배우 구교환과 인터뷰로 만났다. 서대위는 죽음의 땅이 된 '반도'의 631부대의 우두머리인 인물로 무너져버린 인간상을 보여준다.
'부산행'으로 뜨겁던 2016년, 김의성은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구교환에게 올해의 배우상을 주었다. 올해의 배우상은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배우가 수상자를 선정한다. 당시 김의성은 "이 배우의 연기가 저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움직였다"고 구교환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
그리고 '부산행'의 4년 후를 담은 영화 '반도'에서 구교환은 김의성에게 악역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에 구교환은 배우 김의성과 "악역 관련 이야기를 해본 적은 없다"면서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의 서대위 역에 구교환을 강력하게 추천했다"고 했다. 구교환은 "그런 사연이 있는지는 나중에 알게 됐다. 감독님께서 주인 의식을 심어주셨다. 그래서 서대위, 황중사(김민재), 김이병(김규백)이 모두 창의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했다.
촬영을 마친 뒤에도 구교환을 향한 연상호 감독의 믿음은 여전했다. 제작보고회에서 "호아킨 피닉스인 줄 알았다"고 한 것. 이에 구교환은 "쑥쓰러워서 입밖에도 못꺼내겠다"며 수줍어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도 같이 쑥쓰러워한다. 호아킨 피닉스처럼 대배우가 언급된다는 것이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
'반도'는 200만명이 넘는 관객과 만났다. 이에 구교환은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화에 참여하는 자체가 관객을 만나려고 하는 거잖아요.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극장에 찾아오신다는 게 반가운 마음입니다"고 했다.
'반도'를 일반 상영관과 4DX에서 세 번이나 봤다는 구교환은 4DX를 추천한다. 그는 "4DX로 보면 쾌감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 영화를 체험하는 기분이다. 정서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신체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체험하는 재미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한편, '반도'는 영화 '부산행'의 4년 후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져 죽음의 땅이 된 '반도'에 돌아오게 된 정석(강동원)이 살아남은 민정(이정현)의 가족과 미쳐버린 631부대 서대위(구교환) 등을 만나며 벌어지는 사투가 담겼다. 이는 지난 15일 개봉해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코로나 19로 잠잠하던 극장가를 깨우는 반가운 신호탄이 됐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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