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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에 콧속 염증 질환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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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해역에 넓게 자생하고 있는 ‘괭생이모자반’에 비용종(콧속 물혹)과 축농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지난 7월 1일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괭생이모자반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품 원료로 등록되어 있고, 대량 확보가 가능해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 소재로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2017년부터 괭생이모자반 활용 방안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세포 실험을 통해 국내에서 자생하는 괭생이모자반에서 추출한 물질을 투여했을 때, 콧속 염증을 유발하는 인자가 현저히 줄어드는 항염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괭생이모자반 추출물이 비용종과 축농증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코 세정 제품(의약외품)의 기능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비용종 질환 예방·치료를 위한 의약품 소재를 개발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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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생이모자반(Sargassum horneri)은 우리나라,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는 해조류다. 김, 미역 등과는 달리 공기주머니인 ‘기낭’이 있어 파도 등에 의해 암반에서 떨어지면 해류를 따라 서식지로부터 수백km 떨어진 곳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괭생이모자반’은 식용이나 사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바다의 불청객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연안에서 밀려온 대량의 ‘괭생이모자반’이 해양쓰레기와 함께 우리나라 연안을 뒤덮어 경관을 훼손하고, 선박이나 양식장 시설물을 파손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 괭생이모자반을 이용한 것이지만, 연구팀은 중국 연안에서 밀려온 괭생이모자반에 대한 효능 검증 연구를 2021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바다의 골칫덩이로 여겨지는 중국 괭생이모자반의 새로운 활용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