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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이 한국IBM과 함께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최근 실제로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할 때 병원은 50여 개가 넘는 기준을 모두 고려해 병실과 병상을 배정한다.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준이 많아 복잡하고 업무가 까다로워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는데,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도입한 AI를 통해 병상 배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루 평균 26,000여 명 이상이 입원해 있는 서울아산병원은 하루에도 60여 개 진료과에 입원하고 퇴원하는 환자 수만 700명이 넘는다. 그동안 병상 배정 담당자는 모든 입원 환자들에게 최적의 병상을 배정하기 위해 먼저 퇴원 환자 목록을 확인한 후 병동 현황, 입원 환자 중 병상 변경 환자 목록과 입원 예정자, 응급실 환자 목록 등을 일일이 파악해 병상을 배정했다.
특히, 입원 환자의 진료과 및 질환명, 나이, 성별, 중증도, 수술, 검사, 마취 종류, 감염 예방을 위한 격리 여부,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위한 의료진 동선 최소화, 동명이인 식별, 입원 예약 순서 등 50여 개 이상의 복잡한 기준을 바탕으로 병상배정을 판단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자칫 한 가지 조건이라도 고려하지 못하면 오류로 인해 도미노처럼 많은 환자들의 병상 배정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AI 병상 배정 시스템을 활용하면 앞으로 업무 담당자가 병상 배정에 대한 모든 빅데이터를 내려받은 후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적용하기만 하면 되며, AI 프로그램이 처리한 결과를 확인만 하면 된다. 신속하고 정확한 병상 배정뿐만 아니라 환자 응대 시간이 늘어나 고객 경험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병원 측은 기대했다.
서울아산병원이 병상 배정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실제 AI 프로그램을 병상 배정 업무 현장에 여러 차례 적용해 실효성을 검증한 결과, 각 진료과별로 최소 7분에서 최대 20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진료과에서 요청하는 입원 예약, 변경, 취소 등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는데 효과 검증 결과 단 한건의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고 시간도 건당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종혁 서울아산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아직은 전체 병상 배정 업무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지만 점차 확대해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병상 배정의 투명성도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환자 치료 효과와 만족도 모두를 높이는 스마트 병원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이주상 기자 jsf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