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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과 박신혜가 드디어 만났다. 두 사람의 첫 호흡뿐 아니라 한국형 좀비물의 신선한 변신을 보여줄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27일 오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작품의 두 주역 유아인과 박신혜가 코로나19 사태로 귀국하지 못한 조일형 감독의 빈자리를 채웠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의 공격에 통제불능에 빠진 도시, 모든 게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 극히 평범한 인물이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홀로 생존해야 한다는 설정에 한국형 좀비를 더해 기대를 모은다. -
제작보고회에 참석하지 못한 조일형 감독은 영상과 서면으로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살아있다'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가 쓴 원작을 각색한 작품"이라며 "'나홀로 고립된다'는 상황에 매력을 느꼈다. 기존 좀비물과는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 감독은 연출적 주안점으로 '공감'을 꼽았다. 그는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라는 감정 공유에 무게를 실었다. 극 중 인물들이 모든 게 사라진 사호에서 아이디어를 짜내서 살아남아야 하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
극 중 유아인은 어느 날과 다름없이 느즈막히 잠에서 깨어나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고립된 '준우' 역을 맡았다. 유아인은 "준우는 게이머이자 유튜버다. 좀 덜떨어진 친구인데 허술하고 귀엽고 평범한, 친근한 이미지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준우는 확실히 완벽하지 않아서 공감하기 쉬운 캐릭터인데, 기계를 잘 다루는 얼리어답터다. 방송을 하는 친구라 기계에 대한 접근, 도구 활용성을 다양하게 시도한다"고 귀띔했다.
2018년 영화 '국가부도의 날' 이후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유아인은 시나리오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장르적인 쾌감과 시원시원한 스릴러 같은 게 충분히 느껴지는 시나리오였다"며 "인물 중심으로 내밀하게, 깊이 있게 들어가면서 장르적 특성과 연결되며 영화의 성질이 극대화되는 게 신선했다. 젊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서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작품 속 캐릭터가 일상적이고 평범한 인물이라 "연기가 아닌 그냥 현장에 녹아들었다"고 말한 유아인은 "이번 영화는 유난히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애드리브를 많이 시도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인물이 각이 잡히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풀어져 있는 인물이라 즉각적으로 현장에서 그런 액션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
박신혜는 준우 앞에 나타난 또 다른 생존자 '유빈'으로 분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한 계획하에 생존 전략을 짜는 담대한 유빈은 준우와는 상반된 매력으로 작품을 이끈다.
박신혜는 '유빈' 역에 대해 "유빈이는 준우와 반대로 굉장히 개인적이고 사회생활과는 동떨어진 친구다"라며 "평소에 방어기제가 심하다보니 어쩌다보니 이 상황에 적합하게 된 인물이다.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 본능이 굉장히 뛰어난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보여온 박신혜는 아웃사이더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작품 선택의 이유로 유아인을 꼽은 그는 "유아인 씨가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준우 역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상태에 같이 있으면 어떨까. 유아인 씨가 표현하는 준우 앞에 선 유빈을 내가 연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장르물을 생각하면 굉장히 다양한 공간과 많은 인물들의 결합을 상상하게 되는데, 우리 영화는 독립된 공간에서 나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게 신선했다"고 시나리오의 매력을 전했다. -
유아인과 박신혜는 첫 호흡에도 끈끈한 신뢰를 드러냈다. 박신혜는 "예전에 사석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유아인 씨를 보고) 굉장히 새로웠다. 언젠가는 작품에서 꼭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유아인 씨는 '이 배우와 작품 하면 어떨까'하는 기대감과 궁금증이 들게 하는 배우다. 막상 호흡을 맞춰보니 제 기대 이상으로 멋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유아인 역시 "저는 사실 신혜 씨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만나면 어떨까 싶었다. 신혜 씨가 워낙 그런 장르를 잘해서 내가 얹혀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치열한 영화에서 만날 줄 몰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자신의 자유분방한 연기에 잘 맞춰준 박신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유아인은 "제가 콘티에 없는 연기를 하니까 신혜 씨가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을 텐데, 영화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듯이 현실에서도 제 연기를 아주 잘 받아주셨다"며 "현장에서 유연하게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동료 의식을 고취할 수 있었다. 신혜 씨가 아주 훌륭한 배우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칭찬했다. -
'#살아있다'는 감염병으로 일상의 고립을 맞이한 현 시국과 닮아있다. 유아인 역시 "지금 시국이 영화와 오버랩된다"며 "여러모로 많은 분들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가지는 시기일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살아 있다는 게 어떤 건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미션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살아있다'를 통해 살아있다는 느낌을 듬뿍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성격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생존에 대한 절박함만은 하나 같은 두 사람의 생존 케미는 오는 6월 24일 개봉하는 '#살아있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연예 칼럼니스트 이우정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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