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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한 마디로 갈수록 태산"…불편할 만큼, 현실적일 '가족입니다'가 궁금한 이유

기사입력 2020.05.27.17:02
  •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3자의 입장에서 이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 '갈수록 태산', '총체적 난국'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균열이 더 크고, 그 균열을 좁혀가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분명 가족 드라마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듯하다. tvN 새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극본 김은정, 연출 권영일, 이하 '가족입니다')가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며, 새로운 문제작의 탄생을 예감케한다.

  • 가족입니다 제작발표회 / 사진: tvN 제공
    ▲ 가족입니다 제작발표회 / 사진: tvN 제공
    가족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이 오해를 극복하게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 '가족입니다'는 '나'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인 관계, 가족은 아니지만 '나'에 대해 모르는게 없는 인연들 속 결국은 사람과 가족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권영일 감독은 "기존 가족드라마에서 가족간의 화목한 모습, 형제간의 우애 등에 대해 다뤘다면 저희 드라마는 현실적인 지금의 가족들의 모습을 그린다"라며 "어떨 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금의 우리들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도 있고, 많은 공감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드라마를 기획하게 된 것과 관련해 "요즘 현실의 가족이 굉장히 편견이 많은 집단인 것 같다고 느꼈다"라며 운을 뗀 권영일 감독은 "우리 부모님은 이렇고, 내 자식을 이렇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고정관념으로 차별을 하기도 한다. 드라마를 통해 '가족에 대한 의미'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 '가족입니다'에서는 '졸혼'을 앞둔 부모와 세 자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리얼한 '가족'의 풍경을 그린다. 먼저 어느새 다 자라버린 삼 남매의 부모 '김상식'과 '이진숙'으로 분하는 정진영과 원미경은 가장 보편적인 중년 부부, 부모의 얼굴로 공감을 자아낼 전망이다.

    '아빠' 김상식은 청춘을 받쳐 고군분투한 시간만큼, 가족과 멀어진 인물. 다정했던 성정은 감정 표현에 서툰 고집불통이 됐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1982년, 22살의 나이로 회귀한다. '나'보다 '가족'을 앞세운 이진숙의 삶도 여느 '엄마'와 다르지 않다. 무심한 남편,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 전화조차 쉽지 않은 자식들에 섭섭한 내색 한 번 못하고 살던 중, 자신을 위한 인생 2막을 꿈꾸며 졸혼을 선언하게 되는데, 남편의 사고로 뜻밖의 상황을 맞이한다.

    특히 권영일 감독은 "원미경 씨가 작품을 안하는 기간 동안 미국에 계시는데도 드라마 제안을 드렸다"라며 "'왜 제안했냐'고 물어보셔서 한 마디 했던 것이 '저희 엄마 같으셔서 부탁드렸다'는 이야기였다"라며 "현실 연기, 리얼한 연기를 하는 배우들로 캐스팅하기 위해 고민을 했다"라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 삼 남매 중 첫째 딸 '김은주'는 추자현이 맡는다. 명문여대를 졸업한 전직 변리사 출신으로 가족들에게 뼈때리는 직언도 서슴지 않는 냉정한 현실주의자. 다만 아버지에게는 한없이 너그럽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을 정도로 자존심이 강해 남모를 고민을 안고산다. 추자현은 "가족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듯 보이지만, 사실 쌓인게 많은 인물이다. 특히 엄마와 은희에게 꽁한 것이 많아 뒤끝을 보여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둘째 딸 '김은희'는 한예리가 연기한다. 언니 눈치 보고 막내에게 양보하느라 배려가 일상이 된 인물로, 내 마음보다 남의 마음을 살피는 것에 익숙해 정작 '나'에 대해 돌아보지 않았다. 한예리는 "첫째와 셋째 사이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살던 중, 나 자신에 대해 찾고, 사랑하고, 또 원하는 것을 알아가고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극과 극' 누나들 사이에서 모난 곳 없이 둥글둥글하게 자란 막내 아들 '김지우'는 신재하가 맡는다. 신재하는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마인드로 둥글게 살아가는데, 무의식적으로 가족들의 비밀과 감정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함께 고민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하며 "대형견 같은 귀엽고 밝은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이들 가족에게는 '타인'이지만, 가족들의 사정을 더 가깝게 알고 있는 김은희의 남사친 '박찬혁'은 김지석이 연기한다. 김지석은 "찬혁이는 이 가족에게 윤활제 같은 인물"이라며 "서로에 대해 몰랐던 감정들을 저로 인해 알게 된다"고 답했다. 특히 제 3자로서 이들 가족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갈수록 태산이고,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해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다소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다. 이러한 역할을 맡은 이유를 묻자 김지석은 "보통 드라마 시청자로서 인물들의 감정이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게 되는데, 이번 작품은 촬영하면서 자꾸 우리 가족이 생각난다. '앵글이나 대본 안에서 이 가족은 이런데 나의 가족은 어떨까', '나는 가족에게 어떤 존재일까'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것이 이번 드라마의 가장 큰 힘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한예리는 "가족이 원래 이렇지 싶다가도, 어렵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라며 "이런 것들을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서 행복하다"라고 덧붙여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추자현 역시 "롤러코스터 같은 이야기다. 보통의 가족 드라마라고 하면 잔잔하고, 감동적인 모습을 떠올리는데, 천천히 정점으로 올라가고, 내려올 때 소용돌이가 생겨난다.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 같이 빠지시게 될 것 같다"라고 설명해 심상치 않은 작품의 탄생이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tvN 새 월화드라마 '가족입니다'는 오는 6월 1일(월) 밤 9시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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