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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4월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상급종합병원 이용률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유비케어는 자사의 원외 처방통계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UBIST(유비스트)’를 이용해 내원 환자 및 연령대, 진료과목 처방 조제액 및 처방 건수 등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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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에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처방 조제 총액과 처방 건수가 3월과 4월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특히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처방 조제액 총액 기준 52%, 처방 건수 기준 76% 급감했다. 이비인후과 또한 각각 52%, 63%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이는 2차 감염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피부과와 마취통증의학과 등 감염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진료과는 2~4월 기존의 상승 곡선을 무난하게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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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는 1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병원 방문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이하 연령층의 처방 건수는 3월 67%, 4월 76% 감소했는데, 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휴원과 전국 학교 개학 연기 등으로 집단생활이 줄어들면서 유행병 예방 효과가 발생하고,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병원 기피 현상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파악된다. 60대 이상에서는 3월 처방 건수가 5% 감소한 것과 달리 처방량은 4% 상승해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기 위한 장기 처방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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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이용률도 줄어들었다. 상급종합병원의 처방 조제 총액은 2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며 줄어들다가 4월 11%까지 감소했는데, 이는 상급종합병원이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거나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의해 일시적으로 병원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에 따라 환자들이 종합병원이나 지역 의원으로 발길을 돌린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2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상급종합병원의 집중화 해소에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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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감기 발병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4월 급성 비인두염(감기) 관련 처방은 전년 동기 대비 71% 줄어 각종 질병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종전의 증가세를 유지한 본태성(일차성) 고혈압(13% 상승)이나 당뇨(14% 상승), 아토피 피부염(3% 상승) 등 기타 만성 질환의 처방 건수와는 대비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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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유비케어 대표이사는 “UBIST의 최근 의료시장 분석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 조치, 국민들의 위생 생활 습관 개선 등이 가져온 유의미한 성과를 일부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