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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 않을 것…새 삼성 만들겠다"

기사입력 2020.05.06 16:24
대국민 사과 "삼성의 성장과정에 때로 심려 끼쳐…저의 잘못 때문"
이재용 부회장, 삼성 준법감시위 권고 수용…노사 상생 문화 추구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조선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조선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그 동안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며"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다"며 "이는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도 부족함 있었고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이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또한 노사 문제에 관련해서는 "그동안 삼성 내 노사 문화는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삼성 내 노조 문제로 상처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노사의 상생을 추구하는 등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1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총수인 이 부회장이 반성·사과하라고 권고했으며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준법감시위가 요구한 대국민 사과의 1차 기한은 지난달 10일이었지만, 삼성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확산으로 권고안 논의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며 연장을 요청해 이달 11일로 연장됐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가 지난해 10월 내부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는 주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올해 2월 공식 출범한 외부 감시기구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하는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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