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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라라걸’, 99%의 집념으로 이룬 위대한 질주

기사입력 2020.04.17 16:51
  • 굳게 뿌리내린 편견을 딛고, 꿈을 향해 달리는 이들의 이야기는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진한 감동을 준다. 그것이 실화라면 그 감동의 크기는 더욱 커진다. 영화 ‘라라걸’은 금녀의 경기라는 편견이 있는 ‘멜버른 컵’에서 여성 최초로 우승한 ‘미셸 페인’의 실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열정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 이미지=영화 ‘라라걸’ 포스터
    ▲ 이미지=영화 ‘라라걸’ 포스터

    10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미셸 페인’(테레사 팔머)은 어릴 때부터 ‘말’과 함께 자랐다. 그도 그럴 것이 페인 가족은 모두 마필관리사 혹은 기수인 경마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미셸의 꿈이 여성 최초로 ‘멜버른 컵’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인 것은 무리가 아니다. 미셸은 아빠 ‘패디’(샘 닐)의 스파르타 교육을 받으며, 꿈을 향한 열정을 불사른다.

    하지만 미셸이 멜버른 컵에 나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멜버른 컵’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거친 레이스라 평가받는 호주 최대의 경마대회로, 155년의 역사상 여성 참가자가 단 4명뿐이었다. 게다가 가족 중 기수로써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가진 언니 브리짓(아넬리세 앱스)이 경기 도중 낙마 사고로 죽자, 아빠 패디마저 미셸의 도전을 만류한다. 결국, 아빠와 말다툼 후 집을 나와버린 미셸은 멜버른 컵 출전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 이미지=영화 ‘라라걸’ 스틸컷
    ▲ 이미지=영화 ‘라라걸’ 스틸컷

    영화는 미셸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빠른 속도로 보여준다. 미셸은 멜버른 컵에서 우승하기까지 3,200번의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동안 미셸은 7번 낙마해 16번의 골절을 입었고, 그중 몇 번은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멜버른 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질주하는 그녀의 행보는 더러는 무모해 보이고,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킨 그녀의 열정만은 높이 살 만하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아빠의 가르침을 가슴에 안고 기적의 틈을 찾을 때까지 인내한 그녀는 칠전팔기 끝에 멜버른 컵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 이미지=영화 ‘라라걸’ 스틸컷
    ▲ 이미지=영화 ‘라라걸’ 스틸컷

    미셸의 성공은 그 자체로도 위대하지만, 남을 흉내 내지 않고 자신다움을 지키며 이뤄냈다는 데 더 의의가 있다. 멜버른 컵 경기 당일, 짧은 원피스 차림으로 경기장에 입장하는 그녀의 모습은 "#나답게 #여자답게 승리하라"라는 뜻을 지닌 영화의 원제 'RIDE LIKE A GIRL'의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장면이다.

  • 이미지=영화 ‘라라걸’ 스틸컷
    ▲ 이미지=영화 ‘라라걸’ 스틸컷

    한편, 영화는 미셸의 친오빠 '스티비'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그려내며, 미셸의 성공과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다운증후군이라는 신체적 불편함을 극복하고 최고의 마필관리사로 인정받은 스티비는 대역이 아닌 본인이 직접 출연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또한, 장애가 있는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가족들의 모습은 또 다른 여운을 짙게 남긴다.

  • 영화 ‘라라걸’의 주인공 미셸 페인의 실제 멜버른 컵 우승 장면 /이미지 제공=판씨네마㈜
    ▲ 영화 ‘라라걸’의 주인공 미셸 페인의 실제 멜버른 컵 우승 장면 /이미지 제공=판씨네마㈜

    목표 앞에서 넘어져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주며, 희망과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 ‘라라걸’은 지금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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