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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된 '반의반'이 12회로 압축 편성되며 조기종영을 결정했다.
8일 tvN 월화드라마 '반의반'(극본 이숙연, 연출 이상엽) 측은 "작품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12회 압축 편성을 결정했다며 "현재 채수빈을 향한 정해인의 달콤한 변화가 시작된 만큼, 두 사람의 로맨스에 속도감이 붙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
'반의반'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하원(정해인)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서우(채수빈)가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 조기종영이 결정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연일 자체 최저 시청률 기록을 세우고있는 시청률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첫 회 2.4%로 시작, 가장 최근 방송(6회)에서 1.2%를 기록한 것. 기존 월화드라마 시간에서 30분 앞당긴 9시에 시작, 다양한 타깃층을 위한 작품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주인공의 로맨스 없이 하원의 첫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뤄 시청자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이처럼 tvN에서 조기종영이 결정된 것은 2018년 방영한 '식샤를 합시다3' 이후 약 2년 만의 일이다. 시청자들의 호평 속 시즌제로 방영된 '식샤를 합시다'의 세 번째 이야기였던 만큼, 좋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조기종영이 결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주인공 윤두준은 해당 작품을 마치고 입대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하던 의경 시험에 탈락하고 입영통지서를 받아 바로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결국 급하게 작품을 마무리 짓게 된다. 이에 총 16부작에서 2부작 축소된 14부작으로 끝을 맺게됐다.
아직 방송국의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조기종영된 작품들 역시 많지는 않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조기종영이 결정된 드라마는 뭐였을까. 2009년 방영한 '세 남자'는 MBC 레전드 시트콤 '세 친구'의 후속작 개념으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설정을 내세우며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화제성은 물론, 시청률 측면에서도 저조한 기록으로 급하게 조기종영한다. 2014년 방영한 시트콤 '황금거탑' 역시 비슷한 경우다. '푸른거탑'의 뒤를 이을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허술한 에피소드 전개 등으로 시청률이 하락, 20부작 기획에서 11회로 급히 종영했다. -
이러한 시트콤을 제외하면 2013년 방영한 tvN 개국 7주년 특별기획 '빠스껫볼'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1940년 한반도를 배경으로, 다가올 '분단'이라는 비극을 '농구'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강산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빠스껫볼'은 주연으로 모두 신인 배우를 캐스팅한 것은 물론, 100억에 가까운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는 등 신선한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원더걸스 출신 예은도 합류,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시청률이 1%도 나오지 않는 등 저조한 기록을 세우며 24부작 기획에서 18회로 끝을 맺게된다.
'황금거탑'과 비슷한 시기에 방영한 '잉여공주'(2014)는 최근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통해 남다른 감각과 센스를 인정 받은 백승룡 PD의 작품이다. 인어공주가 사랑하는 인간 남자를 만나기 위해 100일 안에 인간되기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잉여공주'는 0.5%~1% 사이를 오가는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14부작에서 10회로 편성이 변경된다. 다만 급작스럽게 조기종영이 결정되며 스토리가 지나치게 빠르게 전개되며,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여러 의문점이 있어 꾸준히 시청을 해오던 시청자에게는 아쉬운 작품이라고.
2015년 방영한 '구여친클럽'은 화제의 웹툰을 통해 그간의 모든 애정사를 만천하에 까발린 공공의 적이자 공공의 남친과 그의 네 명의 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시작되는 사자대면 스캔들을 그리는 드라마로, tvN에서 각각 '응급남녀', '미생'을 통해 호평을 얻은 바 있는 송지효와 변요한의 조합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됐지만, 1% 내외를 오가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결국 12회로 편성을 변경, 조기종영이라는 결말을 맞이했다.
- 연예 칼럼니스트 하나영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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