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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보국' 故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식…항공산업 개척자

기사입력 2020.04.08 10:07
위기 때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창설 주도
용인시에서 간소한 추모 행사…조현아 전 부사장 불참 전망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 미래 '불투명'…조현아 연합 지분 우위
  •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 제공
    ▲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 제공
    한진그룹이 국내 항공산업을 개척하고 큰 획을 그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는 8일 추모 행사를 가진다.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고 조양호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가족과 그룹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간단한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추모 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다툼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 질환으로 별세한 조양호 회장은 국내 항공산업의 반세기 역사와 함께 한 인물이다. 1974년 대한항공에 몸 담은 이래 반세기 동안 '수송보국' 일념 하나로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이끌었다. 사실상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하고, 전세계 항공사가 경영위기로 움츠릴 때 앞을 내다본 선제적 투자로 유명하다.

    외환 위기와 9·11테러 등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었고,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하기도 했다.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국제무대에서 한국 항공업계의 입장을 대변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말로는 순탄치 않았다.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해운업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거쳐 2017년 끝내 파산했다.

    또 2014년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2018년 차녀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을 계기로 총수 일가 전체가 각종 불법·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온 국민의 공분을 샀고,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이 연기되는 등 승계 과정이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일견 봉합된 것처럼 보였던 내부 갈등은 작년 말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반기를 들며 그동안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그룹 '우군'으로 알려졌던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축해 '조원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지만, 3자 주주연합이 여전히 한진칼 지분을 끌어모으며 '포스트 주총'에 대비하고 있어 경영권 다툼은 장기전에 접어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 여파로 항공업계는 위기에 봉착했다. 대한항공도 국제선 운항 횟수가 90%가량 감소했고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공항에 그대로 세워져 있게 되면서 경영 악화에 직면했다. 직원의 70% 순환 휴직을 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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