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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혈장치료 효과 확인! 세브란스병원, 중증 환자 2명 완치

기사입력 2020.04.07 14:37
  • 코로나19 완치자의 항체가 담긴 혈장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혈장 치료의 국내 첫 완치 사례가 확인됐다.

    중국에서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완치자 혈장을 투여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 혈장 치료는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코로나19 치료 방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중증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세브란스병원 최준용·김신영 교수팀은 코로나19 감염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동반한 중증 폐렴 환자 2명에게 혈장 치료를 한 결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연구 논문은 7일 발간된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됐다.

  • 코로나19 중증환자(71세 남성)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혈장 치료 전 폐렴 등으로 뿌옇게 보이던 폐(왼쪽)가 혈장 치료 후(오른쪽) 나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 코로나19 중증환자(71세 남성)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혈장 치료 전 폐렴 등으로 뿌옇게 보이던 폐(왼쪽)가 혈장 치료 후(오른쪽) 나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2명의 중증 환자에게 혈장치료를 시행했다. 기저질환이 없었던 71세 남성 환자는 양쪽 폐 모두 심각한 폐렴 증상으로 기계 호흡을 시작하고, 항바이러스제와 항생제의 지속적인 투여에도 상태가 더욱 악화했다.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20대 남성 완치자에게 채취한 혈장 500㎖를 2회 용량으로 나눠 12시간 간격으로 환자에게 투여하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환자는 이틀 후부터 상태가 호전되어 기계호흡을 끊고 자발적인 호흡을 회복했으며, 코로나19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혈장 투여 후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 다른 혈장 치료 환자는 고혈압 병력이 있는 67세 여성으로, 호흡곤란 증세가 심각해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였다. 이 환자는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 투여, 산소 수치를 높이기 위한 몸을 뒤집는 치료에도 림프구감소증과 고열이 멈추지 않았지만,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하자 림프구 수가 회복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했다. 흉부 X-선 검사에서는 폐의 침윤이 몰라보게 좋아졌으며, CRP 역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이 환자는 3월 말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최준용 교수는 "두 환자 모두 회복기 혈장 투여와 스테로이드 치료 후 염증 수치, 림프구 수 등 각종 임상 수치가 좋아졌다"면서 "중증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바이러스 증식과 과도한 염증 반응을 모두 잡아야 하는데 스테로이드 치료는 염증 반응을 호전시키지만, 바이러스 증식에는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장치료에도 부작용이 있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등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중증 환자들에게 나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혈장 기증자를 모집하고 혈장을 확보해서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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