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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어 나른한 춘곤증을 호소하는 이가 많아졌다. 춘곤증은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특징인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부적응증으로, 비타민 B1과 C, 무기질이 많고 입맛을 돋우는 음식 섭취가 도움이 된다. 농촌진흥청은 나른한 봄, 춘곤증을 이기고 몸에 활력을 채워주는 제철 약초로 더덕, 쑥, 갯기름나물을 추천했다.
더덕 -
더덕은 뿌리 전체에 혹이 더덕더덕 붙어있다고 하여 더덕이라고 이름하였고 더덕 뿌리를 자르면 양젖과 같은 진액이 나와 ‘양유근’이라는 한약명이 붙었다.
더덕은 폐와 기관지를 촉촉하게 하고 가래를 없애주며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기침, 가래, 발열 등을 동반한 호흡기계 질환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 B1, B2, B6, C, 칼슘, 섬유질 등이 함유돼 있어 춘곤증을 쫓는데 제격이다.
더덕의 쌉싸름한 맛은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 사포닌이 기관지 점액 분비를 향상해 기관지를 촉촉하게 해준다. 쌉싸름한 맛을 내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물에 잘 녹아 나오므로 더덕을 손질할 때는 물에 오래 담가두지 않아야 한다. 껍질을 벗긴 후 소금물에 10분간 담갔다 꺼내면 쓴맛은 줄이면서도 사포닌 성분을 지킬 수 있다.
더덕은 흔히 고추장을 넣어 무침이나 구이로 요리한다. 쌉싸름한 맛과 고추장의 달짝지근한 맛이 궁합을 이루어 잃어버린 봄철 입맛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더덕 무침 -
재료
더덕 5개, 고추장 2T, 물엿 1T, 고춧가루 0.5T, 다진 마늘 0.5T, 통깨/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1. 필러를 이용해 더덕 껍질을 벗긴 후 밀대나 칼등으로 더덕을 두드려 부드럽게 한다.
2. 고추장, 물엿,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섞어 양념을 만든 후 더덕에 넣고 무친다.Tip. 더덕 손질 과정에서 사포닌을 포함한 진액이 나오니 껍질을 벗긴 후에 씻지 않는다.
쑥 -
오래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식재료와 약초로 이용되어 온 쑥은 성질이 따뜻해 몸 안에 들어온 한기를 없애고 통증을 줄여준다. 특히 뱃속에 작용해 장기들을 따뜻하게 보호해준다. 이에 환절기 차가운 기운이 몸속에 들어와 생기는 감기, 소화불량, 식욕부진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쑥에는 비타민 A, B, C, 칼슘 등 영양소가 두루 들어있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쑥의 정유(기름) 성분인 시네올(cineol)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시원한 맛을 내는데, 항균과 해독 작용이 있고 소화액 분비를 늘려 소화 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쑥의 어린순은 쑥떡, 쑥버무리, 쑥 전, 쑥국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고 성숙한 쑥은 약으로 쓴다.
한편, 아르테미시아(Artemisia) 속 식물 중 황해쑥, 산쑥, 사철쑥, 더위지기 등은 쑥(A. princeps Pamp. var. orientalis Hara)과 종이 다른 식물이지만, 겉모습이 유사해 모두 쑥으로 불린다. 종마다 성분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비타민 A, B, C, 칼슘 등 영양소가 두루 들어있다.
쑥버무리 -
재료
쑥 200g, 쌀가루 500g, 밤 150g, 콩 50g, 물 100ml, 설탕 100g, 소금 약간
만드는 법1. 씻은 쑥과 껍질 깐 밤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콩은 삶아서 준비한다.
2. 쌀가루에 소금, 물을 넣고 손으로 비벼가며 뭉친 가루를 풀어주다가 설탕을 넣는다.
3. 준비된 쑥, 밤, 콩을 쌀가루 혼합물에 넣어 버무린다.
4. 찜기에 혼합물을 담고 센 불에서 20분간 찌다가 젓가락으로 찔러 쌀가루가 안 붙으면 꺼낸다.Tip. 씻은 쑥은 꽉 짜지 않고 물기를 적당량 머금고 있어야 쌀가루가 잘 붙어 버무리기 쉽다.
갯기름나물 -
식방풍, 방풍나물로도 알려진 갯기름나물은 한약재로 쓰이는 방풍과 달리 식재료로 이용된다. 한약재로 쓰이는 방풍(원방풍)은 중국이 원산지이며, 갯기름나물과 기원도 다르다.
갯기름나물은 청열(열 제거), 해독, 진통 효능이 있으며, 비타민 B1, B2, C, 칼륨, 칼슘 등을 함유하고 있어 춘곤증을 이기는 데 효과적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염증 매개체인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 관련 질환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갯기름나물의 어린순은 맛이 쌉쌀하고 달짝지근하면서 향긋하다. 쌈, 무침, 장아찌, 전 등 어떤 방법으로 섭취해도 풍미가 좋지만, 흔히 살짝 데쳐서 갖은양념에 무쳐 먹는다.
식재료로 쓸 갯기름나물을 고를 때에는 잎이 신선하고 특유의 향이 좋은 것을 선택한다. 길거나 굵은 줄기는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제거하고 조리한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에는 물기 있는 키친타월에 싼 채로 위생 비닐에 넣어두면 수분을 비교적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갯기름나물 무침 -
재료
갯기름나물 200g, 물 적당량, 다진 마늘 0.5T, 소금/통깨/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1. 소금을 넣고 끓인 물에 깨끗이 씻은 갯기름나물을 넣고 3분 내외로 데친다.
2. 데쳐낸 갯기름나물을 찬물에 씻었다가 물기를 꽉 짜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다진 마늘과 소금을 넣고 무치다가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마무리한다.Tip. 데쳐낸 갯기름나물이 무쳐지면서 지치지 않도록 젓가락을 이용하여 살살 무쳐준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