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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따뜻한 봄을 맞아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전거는 하체 근력을 증강시키고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유익한 유산소 운동이다. 살랑거리는 봄 바람을 맞으며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등 심리적 만족도도 높인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속도 경쟁, 잘못된 라이딩 자세 등으로 인해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낙상 사고에 따른 허리 부상 사례가 다반사다.
자전거는 시속 15~20km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이때 방향 중심을 상실해 넘어질 경우 큰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척추는 낙상 사고에 따른 데미지를 가장 크게 받는 부위로 꼽힌다.
자전거 라이딩 중 낙상 사고를 당해 척추에 큰 충격이 가해진 경우 요추압박골절을 초래할 수 있다. 요추압박골절은 척추 뼈가 납작하게 내려앉아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서로 간격을 유지하여 맞물려 있어야 할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앉아 척추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요추압박골절 발병 시 척추가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만성 허리 통증과 엉치 통증을 야기한다.
낙상 사고에 의한 또 다른 척추 질환으로 척추분리증을 꼽을 수 있다. 척추분리증은 척추 뼈의 앞과 뒤를 연결하는 협부가 분리된 상태의 척추 질환이다. 디스크(추간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척추뼈 자체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척추 모양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과격한 운동에 의해 척추 관절에 과부하가 발생한 경우 뿐 아니라 피로 골절, 선천적인 척추 결함, 발육기 과정의 결손도 주요 발병 원인이다.
척추분리증 발병 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치는 듯한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고 당긴다.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만약 척추분리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만약 자전거 라이딩 중 낙상 사고를 당해 허리 통증과 하지 방사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요추압박골절, 척추분리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병 사실을 초기에 발견했다면 인대강화주사, 경막외신경성형술 등의 비수술 요법을 통해 빠른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요추압박골절 상태가 심하면 인공뼈를 주입한 뒤 이를 굳히는 척추체성형술을 시행해야 한다.
치료보다 더 나은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자전거를 탈 때에는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항상 11자가 되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다. 본인에게 최적화된 자전거 안장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장이 딱딱하면 울퉁불퉁한 길을 다닐 때 척추에 고스란히 충격이 전달될 수 있다.
또한 자전거를 구매할 때에는 충격흡수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장치 유무에 따라 척추에 전해지는 충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안장을 지나치게 높이 올리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안장을 너무 높이 올리면 자연스레 척추 굴곡이 심해져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고도일병원의 고도일 병원장은 "자전거 라이딩을 할 때 가장 먼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데 안장에 앉아 페달을 장시간 밟는 반복적인 운동인 만큼 자세가 한 번 흐트러지면 척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요추압박골절, 척추분리증 등의 치료를 할 때 척추뼈 구조의 정상화 뿐 아니라 주변 근육 및 인대의 재건에도 관심을 기울여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수"라고 전했다.
- 이주상 기자 jsf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