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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사의 흐름을 바꾼 프랑스 거장을 거침없이 풍자한 블랙코미디가 찾아온다. 살아있는 누벨바그의 아이콘 ‘장 뤽 고다르’의 숨겨진 모습을 그린 영화 ‘네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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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는 고전 영화와 현대 영화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되는 ‘누벨바그’를 주도한 인물이다.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의 ‘누벨바그(nouvelle vague)는 1950년대 후반 프랑스 영화계에서는 2~30대의 젊은 영화감독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풍조로, 신선한 발상과 표현 양식으로 기성 영화에 대한 거침없는 비평을 쏟아내면서 변화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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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네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는 장 뤽 고다르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배우 겸 소설가 안느 비아젬스키의 회고록 ‘1년 후’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67년 ‘중국 여인’을 촬영하며 사랑에 빠진 여배우 ‘안느’와 장 뤽 고다르의 결혼 생활 동안 펼쳐진 영화, 사랑 그리고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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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의 어린 아내 안느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장 뤽 고다르의 모습은 매우 모순적이다. ‘까다로운 사람’을 골랐다는 그녀의 고백처럼 영화 속 장 뤽 고다르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처럼 종잡을 수 없는 좌충우돌을 이어간다. 영화사의 이단아이자 혁명가였던 감독 장 뤽 고다르의 숨겨졌던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영화사의 이단아? 로맨티스트? 멍청한 반동분자? 영화가 보여주는 장 뤽 고다르의 새로운 모습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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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장 뤽 고다르를 아는 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일 듯하다. 아마 장 뤽 고다르의 팬이라면, 영화가 패러디한 ‘장 뤽 고다르’의 연출 기법 등에 더 큰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영화로 남을 위험이 다분하다. 장 뤽 고다르의 모순적인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비판의 메시지는 영화를 모두 본 후에 그 실체를 드러내며 은근한 재미를 더하지만,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보기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두 대표 배우 루이 가렐과 스테이시 마틴의 완벽한 호흡이 더해져 해외 유수 언론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은 영화는 내일(19일) 개봉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