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조트

작지만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 선보인 부티크 호텔 5곳

기사입력 2020.03.10 17:27
  • '부티크(Boutique)'는 규모는 작아도 멋있고 개성적인 의류를 취급하는 작은 점포 또는 소매점을 말한다. 호텔업계에서는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갖춘 작은 규모의 숙박 공간을 '부티크 호텔'이라고 부른다.

    1980년대부터 해외 대도시를 중심으로 생겨난 부티크 호텔은 국내에서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88올림픽 당시 관광 특수와 함께 중소형 호텔이 대거 생겨났으나 대형 호텔의 축소판 또는 모텔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당시 모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중소형 호텔의 다양화를 제한했다.

    그러나 유럽 등지에서 전통 있는 부티크 호텔을 경험한 젊은 세대들이 증가하면서 브랜드 체인 호텔과 모텔로 양분화 됐던 숙박 시설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어 국내에서도 2015년 경부터 본격적으로 기존 중소형 호텔의 틀을 깨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적용한 부티크 호텔들이 등장했고, 대중적인 호텔 브랜드에서도 부티크 호텔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호캉스와 스테이케이션 트렌드가 인기를 끌면서 차별화된 숙박 경험을 제공하는 부티크 호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전국 부티크 호텔의 이용률은 2017년 대비 약 34% 증가했다. 특히 이용객 중 60% 이상이 2030 세대로, 본인의 개성 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 사이에서 부티크 호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티크 호텔의 특징은 특급호텔 대비 규모는 작지만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것이다. 초기의 부티크 호텔을 대표하는 샌프란시스코의 ‘킴튼 호텔(Kimpton Hotel)’을 시작으로, 전통적인 호텔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부티크 호텔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험적인 공간과 서비스로 부티크 호텔의 시작을 알린 ‘킴튼 호텔’


    부티크 호텔의 시초로 꼽히는 곳은 198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문을 연 킴튼 호텔(Kimpton Hotel)이다.

  • 설립자인 빌 킴튼(Bill Kimpton)은 획일화된 대형 호텔 대신 생기가 넘치는 패셔너블한 공간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신축 빌딩 대신 특색 있는 낡은 건물을 선택해 독특한 디자인의 호텔로 탈바꿈했다.

    오픈 초기부터 반려동물 무료 투숙, 전용 침대 및 간식 제공 등 당시에는 생소했던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정책을 선보였다. 투숙객 대상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요가, 암벽등반, 카약 등이 가능한 피트시스 시설과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 기존 호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기반으로 미국 내 최대 부티크 호텔 체인으로 성장한 킴튼 호텔은 지난 2014년 인터콘티넨털 호텔스 그룹(IHG)에 인수되었으며, 현재 전 세계 68개 지점이 운영 중이다.

    브랜드가 가진 캠핑 정신을 표현한 캠퍼의 부티크 호텔, ‘까사 캠퍼’


    세계적인 슈즈 브랜드 캠퍼(Camper)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독일 베를린에서 부티크 호텔 ‘까사 캠퍼(Casa Camper)’를 운영하고 있다.

  • 독일의 건축가 조르디 티오(Jordi Tió)와 스페인 디자이너 페르난도 아마트(Fernando Amat)의 협업으로 탄생한 호텔은 캠퍼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브랜드의 친환경주의 가치관을 나타내는 나무 소재가 돋보인다. 또한, 호텔이라는 공간에 브랜드의 ‘캠핑 정신’을 가져와 감성적인 휴식처를 조성했다.

    객실 내 미니바 대신 스페인어로 간식을 뜻하는 ‘텐템피에(tentempié)’라는 오픈된 공간에서 스낵을 무료로 제공한다. 투숙객들은 마치 캠핑을 하듯 긴 테이블에 둘러앉아 처음보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자체 디자인한 자전거를 투숙객들에게 무료로 대여해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도시를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영화와 시각 디자인의 감성을 입히다, ‘파라디소 이비자 아트 호텔’


    스페인 이비자 섬에 위치한 파라디소 이비자 아트 호텔(Paradiso Ibiza Art Hotel)은 영화 제작자 다이애나 쿤스트(Diana Kunst)와 비주얼 아티스트 이냐키 도밍고(Inaki Domingo)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 호텔의 콘셉트인 ‘어반 아트’에 맞춰, 로비부터 객실까지 호텔의 모든 공간에는 각기 다른 팝아트 작품과 소품이 구비돼 있다. 또한 벽지, 가구 배치 등 객실의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도 모두 다르게 구성해 예술 작품에 투숙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예술에 중점을 둔 호텔의 특성에 따라 아티스트 육성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레지던스 프로그램 ‘제로 스위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티스트는 무료로 투숙하며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작업한 작품은 호텔 내 갤러리에 전시할 수도 있다.

    기존 체인 호텔 이미지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공간과 서비스로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은 ‘L7’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롯데호텔이 가장 먼저 부티크 호텔을 선보였다. 2016년 오픈한 L7 호텔 명동은 기존 롯데호텔의 고착화된 이미지를 탈피한 ‘탈롯데 호텔’이다.

  • 감각적이고 개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정구호 패션 디자이너를 비롯해 아티스트 ‘토드 홀로우백(Todd Holoubek)’, 사진작가 ‘사이이다’, 하진영 파라스코프 대표 등이 브랜드 개발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부티크 호텔답게 아띠 인력거를 타고 서울 골목길의 숨은 명소를 감상할 수 있는 '트래블 컨시어지'와 케이 뷰티(K-Beauty)를 체험할 수 있는 '스타일 컨시어지' 등을 제공해 서비스에서도 차별화를 강조했다. 현재 L7은 명동, 강남, 홍대 총 3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각 지역의 문화와 감성을 담아낸 공간 디자인과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형 호텔을 위한 프리미엄 호텔룸 디자인을 선보이는 야놀자의 ‘크리에이터스 호텔 프로젝트’


    숙박, 레저, 교통 등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보다 실험적인 부티크 호텔을 만들기 위해 ‘크리에이터스 호텔 프로젝트(Creator’s Hotel Project, 이하 크리에이터스 호텔)’를 진행하고 있다.

  • 임성빈, 양태오, 에드워드 스토다트 등 10명의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10개의 콘셉트 룸을 만들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 디자이너들은 빌라레코드, 비아인키노, 파넬 등 유명 가구 브랜드들과 손을 잡고 각자 추구하는 여가의 철학을 표현한다. 또한, 비품, 굿즈, 객실 내 향기 등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요소를 새롭게 제안한다. 야놀자의 브랜드와 가치를 공간 디자인을 통해 새롭게 표현함과 동시에, 실제 중소형 호텔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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