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으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진가의 경영권 쟁탈전이 점입가경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측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 실적 부진 등을 부각시키며 일격을 가하자, 조 회장이 누나인 조 부사장이 추진했던 사업들을 비주력 사업으로 규정하고 매각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서울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등 조현아 부사장 추진한 사업 정리를 서두르고 있다. 누나인 ‘조현아 주주연합’이 조 회장의 경영 실패 여론전에 나서자 맞불인 ‘사업실패 카트’로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한진그룹은 최근 유휴 자산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해 관련사에 매각 자문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유휴자산은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이다.

제안 요청서는 부동산 컨설팅사, 회계법인,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용사, 중개법인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12개사에 발송됐다.

한진그룹은 내달 24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심사를 통해 후보사를 선정하고, 제안 내용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등을 진행해 최종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시장분석 및 매수 의향자 조사, 자산 가치 평가, 우선협상자 선정, 입찰 매각 관련 제반 사항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입찰사는 매각 건별로 제안을 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한 제안도 가능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비수익 유휴 자산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한 실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조정 중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과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은 각각 7일과 6일 이사회를 열고 비수익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의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