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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이하 국립중앙의료원)가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환자·고령자들이 밀집해 생활하는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2월 26일 현재까지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11명 중 7명이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의 장기 입원 환자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오랜 투병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불량한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의 급속 진행, 사망에 이르렀다.
대남병원 외 사망환자 역시 만성신부전 등으로 건강 상태가 불량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폐 등 기저질환과 면역력 저하 등 불량한 건강 상태가 코로나19 감염 후 질병의 급속한 진행과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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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은 정신병원 폐쇄병동의 경우 그 특성상 자연 환기가 어려워 집단감염의 우려가 있는데, 청도대남병원의 경우 침대 없이 온돌에 환자를 한꺼번에 수용하는 등 그 취약성이 배가되는 시설환경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정신병동 장기입원환자는 일반 정신질환자와 달리 적절한 음식 섭취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위생,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장기간 제한된 공간에서의 생활로 근육량 부족, 영양상태 불량의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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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에 의하면 정신과 보호 병동에서는 신체질환 발생율이 높으며, 그중에서도 호흡기질환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첫 번째 사망자가 앓았던 조현병에서는 호흡기질환(37.4%), 소화기질환(22.0%), 순환기질환(13.6%) 순으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현병 환자들은 세포 면역기능의 장애 즉, T임파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분장애,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은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다고 한다. 특히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들은 백혈구 수의 감소와 백혈구 자체의 기능장애로 인한 면역기능의 손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기능이 떨어진 정신질환 환자의 경우 사망률은 더 높아질 우려가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정신병동은 입출입 관리를 하고 있어서 감염균이 들어오기 어렵지만, 일단 어떤 계기로 들어오게 되면 전염성 호흡기 질환의 경우 전파력이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기입원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정신질환자의 경우 연령과 상관없이 20% 이상까지 치사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