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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 회사 미래와 비전 비중있게봐야"…조원태 회장 경영 실패 지적도

기사입력 2020.02.20 14:02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기자간담회 "'조현아 연합' 아닌 한진칼 주주연합"
"조원태 회장 기고만장해져…우리 요구 커닝하듯 베껴 내놔" 비판
  •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20일 “그동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 기간을 비롯해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가 있었다”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집안싸움이 아닌 경영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라고 강조했다.

    KCGI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 외에 한진칼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모펀드로 전문경영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경영인이 경영만 잘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KCGI 활동이)사적인 영역으로 들어가 집안 내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습으로 많이 비치는데, 저희가 제시하는 회사의 장기적 미래와 비전에 대한 부분을 비중있게 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연합은 회사의 발전과 효율 경영으로 가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역할"이라며 "언론 등에서 자꾸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데, 최대 주주인 우리(KCGI)가 자꾸 뒤로 빠지고 조현아 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약간 섭섭한 생각이 든다. '주주연합'으로 불러 달라"고 강조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에 관해 "개인 일탈 얘기도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진 않고 품격있게 얘기하고 싶다"며 "(주주연합이) 가족 간 일이 계기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서로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원태 회장에 관해서는 "미국의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들어오고 나서 더 기고만장해졌다"며 "조 회장이 'KCGI는 대주주일 뿐'이라고 말하는 등 주주들과 소통이 매우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회장 등 경영진이) 우리가 요구한 것들을 커닝하듯 베껴서 내놓고 자기들 공인 양 호도하는 걸 보면서 실망을 했다"며 "갑자기 열심히 한다고 말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조 회장은 경영 능력에 대해 계속 불신만 주고 있다"며 "예전 땅콩 사건 때문에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대표이사라면 대표이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 경영 문제에 관해 "전문경영인과 소유경영인의 싸움으로 볼 수 있는데, 서양은 대부분 기업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함에도 국내에서는 재벌기업 대부분이 소유경영 체제를 채택해 거부감이 많은 것 같다"며 전문경영체제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한진그룹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나는 이전 LK파트너스 시절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개인적인 소신을 얘기하자면 기업을 한다는 것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지 없애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2대 주주에 오른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내걸고 총수 일가를 강하게 압박해 왔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 다른 주주인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 세력을 구축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연합 세력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면서 오는 3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으며 지난 13일에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내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최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KCGI를 비롯한 3자 연합 측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강성부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기업 지배구조 관련 보고서를 여러 차례 내는 등 국내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LK투자파트너스 대표를 거쳐 2018년 7월 KCGI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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