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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용의자인 엄마의 결백을 믿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 '결백'의 제작보고회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렸다.
'결백'으로 첫 장편 영화 데뷔에 나선 박상현 감독은 "'결백'은 우리 시나리오의 의미를 관통하는 단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실제 사건인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다룬 것에 대해 "당시 신문 기사를 통해 접했는데 영화보다 재밌었다"며 "제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랑 실제 사건이 다르긴 하지만, 그 사건을 시나리오에 녹여낸 건 맞다"고 설명했다. -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을 따낸 신혜선은 극 중 거침없는 언변으로 '빙그레 씨X'이라는 별명을 얻은 대형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 '안정인' 역을 맡았다. 악몽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집을 떠난 그는 TV를 통해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일어난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엄마 '화자'가 체포됐다는 소식에 놀라 고향으로 향한다.
신혜선은 정인 캐릭터에 대해 "엄마가 무죄라는 생각으로 증거를 모으고 결백을 밝히려 하지만, 속으로는 증거를 떠나서 엄마가 결백하다는 걸 믿고 있는 것 같다"며 "그게 그녀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캐릭터에 동화된 모습을 보였다.
"주연을 맡아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한 신혜선은 동료 배우들에게 의지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배종옥 선배님께서 '나만 잘하자'라고 하셨던 게 와닿지 않는다. 저는 선배님을 믿고 촬영에 임했다"며 "처음 미팅 자리에서 선배님이 대본에 대해 말씀해주시는데 선배님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생각도 말씀해주셔서 '선배님만 믿고 가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배우들과 살을 맞대며 "배우들이 자신만의 치열함을 가지고 연기를 한다는 걸 느꼈다. 제 부족함을 느끼고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
그간 이지적인 캐릭터로 '믿보배'로 꼽혀온 배종옥은 '결백'에서 역대급 변신에 나선다. 배종옥이 연기하는 '채화자'는 딸 '정인'이 집을 떠난 후 홀로 가족들을 챙기며 언제쯤 딸이 돌아올까 마음을 졸이던 인물. 그런 그가 남편의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농약 막걸리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종옥은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작품을 선택한 건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었다"라며 "되게 두꺼운 책이었는데 제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현실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참 흥미롭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시나리오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변신을 위해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 작품이 좋아서 선택했을 뿐"이라며 "변신을 위한 변신이 아닌 작품을 위해 변신한 것"이라며 배우로서의 소신을 전했다.
'채화자' 역으로 노인 분장은 물론 치매 연기를 소화해야 했던 그는 낯선 캐릭터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다. 그는 "채화자는 기억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다. (정신이) 늘 나가 있는 게 아니라 현실적이기도 하다가 갑자기 자기 세계에 빠지곤 한다"며 "딸도 못 알아 보는 데 (정상일 때와 아닐 때의) 간극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제가 연기를 어려워할 때면 감독님이 '모니터로 보시면 아십니다'라고 말해주신다. 그래서 제가 보면 이게 부족했구나 하는 걸 깨닫고 다시 찍는 걸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
여기에 허준호는 시민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 대천시 시장 '추인회'로 분한다. 인자한 외형을 가진 그는 비열한 야심을 가진 이중적인 인물로, '태수'의 장례식장에서 농약이 든 막걸리를 막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화자'의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나선 '정인'이 거슬리자, 그를 방해하기 시작한다.
이날 일정상 제작보고회에 참여하지 못한 허준호에 대해 박 감독은 "허준호 선배님은 존재감만으로도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느낌인데, 작품에서도 그렇게 해주시기를 바랐라"며 "선배님이 스케줄적 제약이 있어서 제가 삼고초려를 하며 부탁들 드렸는데, 선배님도 배우 라인업을 보시고 마지막이 스케줄을 조정해서 합류하게 됐다"며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또한, 홍경과 태항호는 각각 자폐성 장애를 가진 정인의 남동생 '안정수'와 정인의 초교 동창이자 대천시 순경 '양왕용'을 연기한다. '결백'으로 첫 스크린에 도전하는 홍경은 "첫 영화라서 많이 걱정이 됐다"며 "제가 부족하면 짐이 될까 봐 감독님께 매일 연락드리며 더 매달렸다"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태항호는 "정인을 돕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캐릭터를 맡았다"며 "아무 이유 없이 무조건적으로 (정인을) 믿어주는 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종옥, 신혜선, 홍경, 태항호는 작품의 분위기와는 상반된 유쾌한 시너지를 뿜어냈다.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만큼이나 연기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화 '결백'은 오는 3월 5일(목)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 연예 칼럼니스트 이우정 thestar@chosun.com
- 영상PD 허준영 popkorn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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