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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압도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강렬한 사랑!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기사입력 2020.01.15 16:06
  • 칸이 선택한 또 한 편의 영화가 국내 관객을 찾아온다. 제72회 칸영화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 2관왕을 달성한 프랑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다.

  •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아델 에넬)의 결혼 초상화 의뢰를 받는다. 하지만 엘로이즈는 원치 않는 결혼에 대한 불만으로, 초상화 모델이 되길 거부해 어머니의 애를 태우고 있었다.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에게 산책친구라고 신분을 속이고, 비밀스럽게 그녀를 관찰하고 기억을 더듬어 초상화를 완성해 간다. 하지만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사이 두 사람은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의 기류에 휩싸인다. 과연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 사진=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 사진=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18세기 후반이 배경인 영화에는 동성 간의 사랑, 신분을 뛰어넘은 우정, 낙태 등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 온 다양한 억압과 차별에 대한 저항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런 금기들은 주체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표현하는 마리안느와 엘로이즈 앞에 맥없이 무너져 버린다. 진정한 사랑은 어떤 것으로도 옭아맬 수 없기 때문이다.

  • 사진=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 사진=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두 여인의 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기억을 그린 영화는 가히 압도적인 영상미를 자랑한다. 고풍스러운 색감으로 채워진 영화의 매 장면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영화는 한정된 공간과 시간 속 한정된 인물에 집중한다. 덕분에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거칠고, 느닷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증폭 시켜 한층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게 한다.

    여기에 인위적인 음악 대신 채워 넣은 거친 파도와 바람 소리, 옷깃이 스치는 소리, 캔버스에 붓이 스치는 소리 등은 극에 대한 몰입을 높이고, 클라이맥스에 비발디의 사계를 배치함으로써 드라마틱한 감성을 완성한다.

  • 사진=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 사진=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영화는 숱한 평론가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퀴어라는 장르와 낯선 구성이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영화의 감각적인 영상과 감정선은 관객의 뇌리에 오래 기억될 만 하다.

    극강의 영상미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만족도를 채워줄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1월 16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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