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윤리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내달 초 공식 출범한다. 준법감시위원장은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았다.

김 위원장은 9일 자신이 대표변호사인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구성부터 지위, 운영에 자율성과 독립성을 생명으로, 삼성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고, 삼성의 준법·윤리경영에 대한 파수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회사의 이사회 산하 등 내부에 속한 기구가 아닌, 외부에 독립해 설치되는 기구로서, 관계사들에 대한 준법 감시 업무를 위탁받아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법감시위는 삼성 이사회의 주요 의결사항과 협력업체 일감 몰아주기, 부정청탁 등의 사안도 성역 없이 다룰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준법감시 분야의 성역을 두지 않겠다"며 "대외 후원금이나 공정거래 분야, 부정청탁 등의 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노조 문제와 경영권 승계 문제 등에 있어서 법위반 여부도 준법감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때에 따라서는 법위반 사항을 직접 조사하겠다"며 "최고경영진 법위반 행위에 대해 위원회가 곧바로 직접 신고받는 체계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필요한 범위 내에서 준법지원인의 지원을 받고 자료 제출도 요구하겠다"며 "시스템 개선에 관해 이사회에 직접 권고하고 의견 제시하고 이행 점검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계열사 이사회가 위원회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경우 이를 적시해서 위원회에 통보한 뒤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위원회 홈페이지에 공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위원회의 구성원은 김 위원장을 비롯한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교수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총괄까지 외부 위원 6명과 내부 위원 1명으로 구성됐다. 삼성 내부 인사인 이인용 총괄까지 일체 삼성 측 관여 없이 구성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 내정 권한은 처음부터 전권을 일임받았다"며 "6명 내정자 전원은, 삼성의 아무런 관여없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참여를 권유했고, 어렵사리 수락을 받았다. 회사 측 이인용 내정자도 예외 없이 제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설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7개사와 협약을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체결하고 계열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다음달 초부터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7개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