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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보다 독특할 순 없다! 그로테스크한 욕망과 집착, 영화 '디어스킨'

기사입력 2020.01.07 15:27
  • 2020년,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낯선 영화가 찾아왔다. 괴짜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쿠엔틴 듀피유 감독의 최신작 ‘디어스킨’이다.

    프랑스의 한적한 도로 휴게소에서 시작한 영화는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주인공 ‘조르주’는 입고 있던 멀쩡한 재킷을 변기 속에 쑤셔 넣은 후 도망치듯 휴게소를 빠져나간다. 그리고 어느 외딴 집에 도착해 철 지난 중고 재킷을 무려 1,0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을 주고 구매한다.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100% 사슴 가죽 재킷이다. 횡재한 중고 재킷 판매자는 '이렇게 큰돈을 만져본 적 없다'며, 조르주에게 낡은 캠코더를 덤으로 끼워준다. 그렇게 사슴 가죽 재킷과 캠코더를 손에 넣은 남자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 이미지=영화 '디어스킨' 스틸컷
    ▲ 이미지=영화 '디어스킨' 스틸컷

    원하던 사슴 가죽 재킷을 손에 넣은 조르주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재킷에 심취한 조르주는 위험한 욕망에 빠져든다. ‘세상에서 유일한 재킷 입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다.

    세상에서 재킷을 입은 유일한 사람이 되기 위해 조르주는 행동을 개시한다. 처음에는 거리에서 만난 낯선 이들에게 재킷을 벗어달라 부탁하지만, 돌아오는 건 '미친놈'이란 욕설뿐이다. 다음에는 돈을 이용해 사람들을 매수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세상에 재킷은 너무 많고, 그가 가진 돈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 이미지=영화 '디어스킨' 스틸컷
    ▲ 이미지=영화 '디어스킨' 스틸컷

    조르주는 급기야 사슴 가죽 재킷과 이야기까지 나눈다. ‘유일한 재킷의 꿈을 이루려면 수백 년이 걸리겠다’는 사슴 가죽 재킷의 비아냥에 조르주는 호텔 천장에 달린 팬의 날개 하나를 떼어내, 세상의 재킷을 없애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무력으로라도 세상의 재킷을 모두 없앨 결심을 하고 말이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한 조르주의 집착은 점점 심해진다. 그리고 조르주의 광기가 더해갈수록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몰입도는 높아진다. 과연 조르주는 세상에서 유일한 재킷 입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이미지=영화 '디어스킨' 스틸컷
    ▲ 이미지=영화 '디어스킨' 스틸컷

    지금까지 결코 보지 못한 독특함을 가진 영화는 그로테스크 그 자체다. 영화는 충분히 논란이 될만한 부분이 많지만, 기괴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조르주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히치콕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음향의 삽입은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여준다.

    그 어디에서 볼 수 없었던 재킷에 집착하는 남자에 대한 독특한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는가? 프랑스 대표 배우 장 뒤자르댕의 연기 변신으로도 칸 영화제에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디어스킨’은 지금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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