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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띠 동물이 ‘하얀 쥐’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유래된 '띠'는 태어난 해에 따라 나뉘는 열두 가지 상징 동물로,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그에 해당한다. 띠별 동물들은 옥황상제가 개최한 세상을 대표할 열두 동물을 뽑는 경주대회를 통해 선정됐다고 전해진다. 설화에 따르면, 쥐가 일등을 차지해서 십이지 중 첫 번째 동물이 되었고, 쥐의 방해로 경주에 참가하지 못한 고양이는 쥐와 원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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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설화를 무색하게 만드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에는 세계에서 띠를 따지는 국가 중 유일하게 경주에 참가하지 못해 띠별 동물에 탈락했다는 ‘고양이 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고양이 띠는 우리의 토끼띠의 자리를 차지한다. 왜 베트남에서만 유일하게 토끼띠 대신 고양이 띠가 존재하게 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자들은 그 이유를 토끼와 고양이의 한자에서 찾는다. 토끼를 뜻하는 한자 ‘卯’와 고양이를 뜻하는 한자 ‘猫’의 발음은 모두 ‘묘’로 같은데, 베트남에서는 같은 음의 한자인 ‘卯’와 ‘猫’를 혼동해 토끼 대신 고양이가 띠를 대표하는 동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편, 2020년이 되었지만, 입춘이 되기 전까지 태어나는 아기는 모두 쥐띠가 아닌 돼지띠다. 띠는 역법에 따른 새해의 첫 절기인 입춘을 기준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2020년에 태어났더라도 입춘 이전에 태어난 아기는 기해년 돼지띠이며, 오는 입춘 이후에 태어난 아기부터 진정한 경자년 쥐띠가 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