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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틀조선TV 선정 유통 10대 뉴스] 일본 불매운동부터 새벽배송 서비스까지

기사입력 2019.12.3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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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 국내유통업계는 내수경기 악화와 미‧중 무역 분쟁 영향,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들이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위기를 맞은 유통 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수장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는가 하면 면세점시장 역시 한화와 두산 같은 대기업들도 스스로 사업을 포기할 만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유니클로’와 ‘일본맥주’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2019년을 마무리하면서 유통업계에서 올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10가지 뉴스를 정리했다.

    (1)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아사히‧유니클로' 직격탄
    지난 7월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은 일본은 올해 7월 한국을 수출절차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SNS를 통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고 아사히 맥주와 유니클로 등 일본 브랜드들의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수입 맥주 자리 1위를 놓치지 않던 일본 맥주는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수입량이 99.9%까지 줄어들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유니클로는 일본의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가 뒤늦게 사과에 나섰지만 판매가 70% 이상 급갑했으며 이외에도 데상트와 ABC마트, 도요타 자동차 등 일본 브랜드들도 타격을 입었다.

    (2) 1인 가구 증가에 새벽배송 '전성시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새벽배송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마켓컬리가 처음 도입한 새벽배송은 SSG닷컴과 오아시스, 프레시지, 쿠팡, 롯데쇼핑 등이 가담하면서 판이 커졌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무려 40배나 커졌다. 연평균 성장률은 242%에 달한다.

    새벽배송은 퇴근길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문 앞에 주문한 물건들이 배송되는 방식이다. 주문도 간편하고 신선한 재료를 확보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해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내년 새벽배송 업체들 간의 과도한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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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형마트의 몰락 오프라인 매장 위기
    대형마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에 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대형마트 매출증감율은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선두주자였던 이마트는 올해 2분기 29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1993년 11월 창동점을 연 이후 첫 적자라는 충격을 안겼다.

    대형마트의 몰락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변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은 온라인으로 옮겨갔고 대형마트들은 자산 매각과 초저가 전략, 비용 절감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채널의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감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이 중점인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4) 유통가에 불어 닥친 세대교체 바람
    유통업계에 불어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자 유통기업이 꺼내든 카드는 바로 ‘세대교체’였다.

    지난 2014년부터 6년 여간 이마트를 이끌어왔던 이갑수 대표가 옷을 벗은 데 이어 현대백화점의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동반 퇴진했다. 롯데쇼핑에서는 유통 BU장인 이원준 부회장이 물러났다. 7년간 신세계백화점을 이끌었던 장재영 대표도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자리를 옮겼다.

    빈자리는 새로운 인물들이 선임됐다. 이마트는 강희석 신임대표를 자리에 앉혔고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가 새로운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쇼핑은 유통BU장으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를 선임하며 힘을 실어줬다. 신세계백화점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맡았다.

    유통업체들은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맞춰 미래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5)면세점 양극화 '빅3' 체제로 개편
    면세점시장 역시 한화와 두산 같은 대기업들도 스스로 사업을 포기할 만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두타면세점 역시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에 중국인 관광객 감소, 단일점이라는 규모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와 신라, 신세계 '빅3' 체제로 재편됐다. 지난 2분기 롯데면세점 매출은 1조509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 증가했고 호텔신라의 면세부문 매출도 같은 기간 16.3% 늘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2분기 73.5%나 성장한 77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면세점업계는 “아직 중소 중견 면세점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빅3의 독주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 '배민' 키운 우아한형제들, 딜리버리히어로와 인수합병
    국내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5조원대에 매각되면서 화제다. 이번 인수합병(M&A) 규모는 국내외 제조업을 포함해도 메머드급이다.

    배달앱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을 운영하는 DH가 업계 1위 '배달의 민족'까지 인수하면서 사실상 시장의 독점적 지배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우아한형제들이 55.7%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통의 점유율은 각각 33.5%, 10.8%을 기록했다. DH는 인수 후에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분리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내시장 전체를 독과점하면서 음식 값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 12일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들어선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2호점 모습/이마트 제공
    ▲ 12일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들어선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2호점 모습/이마트 제공

    (7) 지역경제 '상생' 나선 유통기업들
    주요 유통업체들이 지역 소상공인들과 손잡고 전통시장 부활과 골목상권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립적 관계로 인식돼 온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상생협력 관계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는 12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장승백이 시장에 12번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열었다. 상생 스토어는 전통시장과 논의 후 판매하는 품목이 겹치지 않도록 의논해 판매 상품을 정한다. 보통 공산품, 가공식품 위주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과거 지역 상권의 중심이었던 전통시장에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상생 모델로 2016년 8월 '당진어시장 1호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 12개 전통시장에 문을 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노브랜드 피범희 상무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전통시장 상품 구색을 강화해 손님이 유입되고 유입된 고객이 전통시장의 맛과 재미를 느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8) '치킨게임' 이커머스 업체 할인 경쟁 격화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흑자를 내고 있는 회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쿠팡은 물론 위메프와 티몬 모두 적자다. 특히 쿠팡은 1조1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이러한 사정은 할인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익 개선이 아닌 고객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먼저 망하지 않는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분간 유통업체들의 적자 마케팅은 이어질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고객 유치에 실패하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깔려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다경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커머스 시장상황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 CJ제일제당이 내년 2월까지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운영하는 비비고QSR 팝업 매장/CJ제일제당 제공
    ▲ CJ제일제당이 내년 2월까지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운영하는 비비고QSR 팝업 매장/CJ제일제당 제공

    (9) 해외로 눈돌리는 'K-푸드' 정부도 지원
    K-POP으로 촉발된 한류 열풍을 타고 'K-푸드'가 최근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국산 농식품 수출액은 66억 91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2015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올해는 2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불닭볶음면’은 국내 판매보다 해외 판매가 더 많다.

    이에 따라 정부도 K-푸드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혁신성장 전략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한류 5대 유망식품 분야의 일자리를 2030년 24조9000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며 "수출 식품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0) 유통업계 물류센터 확보 경쟁
    유통업체들은 고도화된 배송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물류센터 확장 또는 신규 중축통해 물류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 센터를 안양점, 원천점에 구축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7일 용인에 수도권 통합물류센터를 열었고 CJ ENM 오쇼핑 부문도 광주에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신세계 역시 지난 20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3’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네오003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하루 최대 3만5000건으로 SSG닷컴은 현재 5000건인 새벽배송 물량을 내년 초부터는 1만건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쓱닷컴은 내년 안에 새벽배송만 최대 2만건으로 현재보다 4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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