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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고혈압 환자의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을 예방하고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노인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 혈압에 따른 사망률과 심뇌혈관질환의 발생률 분석 결과, 더 낮은 혈압을 목표로 한 치료군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 감소로 나타났으며, 부작용 발생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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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2020년까지 ‘노인 취약계층에서의 고혈압 관리 최적화를 위한 근거 창출 및 관리모형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연구진은 65세 이상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5개의 무작위배정 비교 임상시험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더 낮은 혈압을 목표로 치료한 군이 통상적 치료군보다 심혈관질환 사망률 및 모든 원인 사망률을 30% 이상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마다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의 목표 혈압이 다르지만, 통상적 치료군보다 더 낮은 목표 혈압으로 치료한 군에서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률 모두 감소했다. 심혈관질환 발생은 20%,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35%, 모든 원인 사망률을 32%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고, 심부전 발생은 38%까지 감소시켰다. 그러나 부작용 측면에선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연구진은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가 인지기능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총 3편 연구 포함)를 추가로 수행한 결과, 노인 고혈압에서 약물치료를 하거나, 더 낮은 목표 혈압으로 치료해도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발생에서 차이는 없었다.
고혈압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 질환 중 의료비 부담이 가장 높은 단일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노인의 연령, 성별, 인종, 노쇠 정도 등에 따라 고혈압 환자에게서의 적정목표 혈압에 차이가 있고, 너무 낮은 목표 혈압으로의 치료조절은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오히려 높이는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주장과는 반대로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게도 적극적인 혈압조절이 부작용 없이 심뇌혈관질환 발생과 사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고령에서 목표 혈압에 따른 임상적 효과를 비교한 양질의 연구가 많지 않았고, 한국에서는 관련 연구가 시행된 바도 없어 한국인에 맞는 노인 고혈압 관리 모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추적관찰을 포함한 양질의 국내 임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본 연구과제는 우리나라 노인 고혈압 환자에게서의 적정 목표 혈압 기준 마련을 위한 첫 번째 임상 중재 연구로서, 한국인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의 적정 목표 혈압 기준 및 환자 특성별 맞춤형 관리 모형을 제시하기 위한 장기추적조사 계획을 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