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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전투, 말모이, 박열 등 우리가 잘 몰랐던 항일 투사들의 모습을 담아 진한 감동을 준 영화는 많다. 하지만 이런 항일투쟁이 우리만의 아픈 역사는 아니다. 일제의 침략으로 고통받은 것은 중국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중화권을 대표하는 배우 주신, 펑위엔, 곽건화가 주연을 맡은 영화 ‘그날은 오리라’는 일본군이 홍콩을 점령한 1941년, 학자와 문화인 등 독립운동의 주요 인물들을 구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위험한 임무에 뛰어든 숨은 영웅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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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여교사 출신의 독립운동가 ‘란’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평범한 교사였던 ‘란’은 조국이 있기 전까지는 자신의 삶도 없다며, 사랑, 가정, 우정 등 모든 것을 제쳐두고 독립운동에 몰두한다. 물론 ‘란’만이 이런 희생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와 함께 활동하는 이들은 모두 특출날 것도 없는 평범한 이들이지만, 조국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다.
‘황금시대’, ‘심플라이프’의 허안화 감독은 격렬한 전투 신이나 추격전 대신 그 시절 홍콩인의 고달픈 삶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으로 나름의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덕분에 영화는 여느 항일투쟁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제37회 홍콩 금상장영화제 감독상, 작품상, 여우조연상을 수상을 비롯해 전 세계 총 19개 영화제 출품, 27개 부문 노미네이트, 17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는 12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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