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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세계경영' 신화 김우중 전 대우 회장 별세

기사입력 2019.12.10 10:09
대우그룹 재계 2위로 키운 세계경영 신화
베트남서 사업가교육 중 건강악화로 작년 귀국
"청년들의 해외진출 돕는 GYBM 교육사업 발전적 계승" 유지 남겨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년여 간 투병 생활을 했으며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경영 신화'의 몰락 이후 주로 베트남에서 지내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했으며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년 만에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사재를 출연해 세운 아주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입원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지난해 8월말 베트남 하노이 소재 GYBM(청년사업가) 양성 교육 현장을 방문하고 귀국한 이후 건강이 안 좋아져 통원 치료를 하는 등 대외활동을 자제해오다 12월말부터 증세가 악화돼 장기 입원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은 지난해 3월 열린 대우 창업 51주년 기념행사가 마지막이다.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에도 매년 창업기념일에 기념행사를 진행해왔으며 김 전 회장을 포함해 300여명이 참석해 왔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 출생으로, 만 30세인 1967년 대우를 설립한 후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세계경영을 기치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신흥국 출신 최대의 다국적기업으로 대우를 성장시켰으며, 당시 대우의 수출규모는 한국 총 수출액의 약 10%에 달했다.

    한성실업에 근무하면서 국내 최초로 섬유제품 직수출을 성사시켰으며, 창업후 수출만으로 회사를 초고속으로 성장시켜 '대우신화'라는 신조어와 함께 샐러리맨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1976년 한국기계(대우중공업)와 1978년 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 대한조선공사(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을 인수, 단기간내 경영정상화를 이뤄 한국의 중화학산업화를 선도했다.

    같은 시기 에콰도르, 수단, 리비아 등 아프리카 시장진출을 통해 해외사업의 터를 닦았다. 1980년대 무역·건설부문을 통합해 ㈜대우를 설립하고 그룹화의 길에 들어선 후, 자동차·중공업·조선·전자·통신·정보시스템·금융·호텔·서비스 등 전 산업의 내실을 갖춰 세계진출을 본격화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에세이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펴내 6개월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며 최단기 밀리언셀러 기네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그룹은 1998년 당시 대우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린 데다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져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결국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해체됐다.

    당시 대우는 41개 계열사와 600여개의 해외법인·지사망, 국내 10만명, 해외 25만명의 고용인력을 토대로 해외 21개 전략국가에서 현지화 기반을 닦고 있었다. 당시 자산총액은 76조7000억원, 매출은 91조원에 달했다.

    이 후 2006년에 김 전 회장은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8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0년, 추징금 21조4484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253억원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 대우그룹의 본사였던 현재 서울스퀘어 전경.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 대우그룹의 본사였던 현재 서울스퀘어 전경.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김 전 회장은 2010년부터 마지막 봉사라 여기며 GYBM 양성사업에 매진,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1000여명의 청년사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대우 관계자에 따르면 "김회장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줄 것”을 유지(遺志)로 남겼다고 밝혔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은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예정됐으며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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