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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다. 아파트를 철거하기 위해 터트린 폭탄에 엉뚱한 건물이 금이 가 해고를 당한다거나, 아내의 갑작스러운 임신 소식에 얼음이 되어 이혼당할 위기에 처한다든가 말이다. 갑작스레 찾아온 삶의 위기에 가장 힘이 되는 건 가족이다. 영화 ‘라 파미에’는 인생에 위기를 맞은 삼 남매의 좌충우돌을 통해 따뜻한 웃음을 전하는 휴먼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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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만 하면 투닥거리기 일쑤인 두 오빠 ‘브누아’와 ‘피에르’, 그리고 철부지 두 오빠를 중재해 온 여동생 ‘룰라’는 서로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것조차 쑥스러운 그야말로 공감지수 100%의 현실 남매다. 남매는 모였다 하면 말다툼으로 끝나기 일쑤지만, 남매는 매달 빼놓지 않고 부모님의 묘지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나눈다. 겉으로는 아닌척 해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만은 누구보다 끈끈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평안한 삶을 꿈꾸던 이들에게 어느 날, 인생의 위기가 한꺼번에 찾아온다. 결혼만 세 번 했음에도 진정한 사랑에는 서툰 첫째 ‘브누아’는 세 번째 부인 ‘사라’의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위기를 맞는다. 둘째 ‘피에르’는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어려움에 부닥치지만, 고집불통 성격에 이 사실을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두 오빠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삶에는 소홀했던 막내 ‘롤라’는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자신이 불임이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남매는 저마다의 위기로 헤매는 중에도,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리고 서로의 힘을 통해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간다. 어려울 때 더 빛이 나는 가족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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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특유의 유머로 채워진 영화는 엉뚱한 세 남매의 현실감 높은 이야기로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해프닝과 캐릭터는 공감지수를 한껏 높여준다.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며 성장해가는 이들의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아스테릭스: 미션 올림픽 게임’(2008), ‘바스티유 데이’(2016)로 익숙한 호세 가르시아(피에르 역)와 ‘택시5’(2018), ‘알라딘 2’(2018)에서 코믹 연기를 보여준 람지 베디아(롤라의 연인 조에 역) 등 ‘프랑스 코믹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배우들의 호연도 영화의 재미를 한층 높여준다.
가족이란 이런 것이라는 가슴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 ‘라 파미에’는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