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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시청률을 책임지며, 방송국의 중심으로 자리했던 드라마가 이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특히 각 지상파가 드라마 경쟁을 펼쳤던 평일(월, 화, 수, 목) 밤 10시에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체 편성을 하는 등 색다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 시간대 이동→예능 편성까지…MBC, 다양한 변화는 진행 중 -
MBC는 지난 5월 22일 첫 방송된 수목드라마 '봄밤'을 시작으로, 밤 10시에 방송된 월화, 수목 드라마의 편성을 저녁 9시로 옮겼다. MBC 측은 "시청자들의 콘텐츠 선택권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방송사와 제작사가 상생할 수 있는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MBC는 '9시 체제'에서 2편(검법남녀2, 웰컴2라이프)의 월화 드라마를 편성한 뒤, 짧은 휴식에 돌입하겠닺는 뜻을 밝혔다. 지난 8월 기준으로 2~3개월 정도 휴식을 예상했지만, 휴식은 점점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MBC는 '월화드라마'가 방영되던 9시 타임에는 각각 '스트레이트', '사람이 좋다' 등 다큐멘터리를 편성한 상황이고, 타 드라마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10시에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월), '편애중계'(화)를 방송 중이다. 수, 목에는 각각 밤 10시에는 '실화 탐사대', 'MBC 스페셜'이 방송되며 이후 밤 11시 '라디오스타'(수), '섹션TV 연예통신'(목) 등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 SBS, 월화 예능 편성→월화 드라마 복귀 후 수, 목 예능 편성 -
SBS는 지난 8월 월화 예능 '리틀 포레스트'를 드라마 시간에 편성했던 것에 이어, 10월부터는 다시 월화드라마 'VIP'를 방송 중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지난달 28일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가 종영한 것에 이어 수요일 밤 10시에는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목요일 밤 10시에는 '맛남의 광장'을 편성해 눈길을 끈다.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각 분야 최고의 셀럽을 초대, 스튜디오에서 나누는 토크, 셀럽과 연관된 장소에서 나누는 현장 토크, 시추에이션 토크 등 한 인물을 입체적이고 다면적으로 담아낸 혁신적인 토크쇼로, 공유가 게스트로 출격한 지난 4일 첫 방송은 4.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 '시크릿 부티크'가 종영할 당시 최고 시청률 6.0%를 기록했던 만큼, 큰 차이는 아니다. 다만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의 경우, 처음부터 12부작으로 기획된 만큼, 그 뒤로 SBS의 어떤 선택이 이어질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맛남의 광장'은 지역의 특산품이나 로컬푸드를 이용해 기존에 맛볼 수 없었던 신메뉴를 개발, 휴게소, 철도역, 공항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만남의 장소에서 교통 이용객들에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믿고 보는' 요리 연구가 백종원이 메인으로 나서는 만큼,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오늘(5일) 첫 방송되는 만큼, 각 예능 프로그램의 성과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공영방송' KBS도 새로운 바람에 가담…월, 화 '프라임 타임' 예능 편성 -
KBS 역시 이러한 바람에 가담했다. 특히 KBS는 올해 지상파 3사 중 드라마만 놓고 보면 가장 잘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간 누적 적자를 많이 쌓아온 만큼, 이러한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BS는 월, 화 밤 10시에 각각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월요일에는 밤 11시에 방영됐던 '개는 훌륭하다'의 편성을 앞당겼다. '개는 훌륭하다'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반려견과 사람이 행복하게 어우러져 사는 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프로그램으로, KBS 측은 "평일 늦은 밤 11시에 방송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것으로, 더욱 다양한 시청층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실제 밤 11시에 방송됐을 당시 2.4%의 시청률을 기록한 반면, 지난 2일 편성을 변경한 후 4.3%의 시청률을 기록, 시간대 변경 효과를 톡톡히 봤다.
화요일 밤 10시에는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를 방송한다.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예능으로 재탄생시킨 것으로, 단순한 여행 리얼리티가 아닌 '걸어서 여행하고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일명 '걷큐멘터리'라는 콘셉트로 여행 예능의 새로운 장을 여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정해인의 리얼리티에 가깝다. 다만 아직 2회 차까지 방영되지 않았지만 시청률이 하락세인 만큼, KBS가 향후 해당 시간대에 어떠한 방식으로 편성을 이어갈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한편 지상파 3사는 '프라임 타임'에 각각 하나의 주중 드라마를 편성했다. 매주 월, 화 밤 10시 SBS 'VIP'가 방송되며 수, 목에는 밤 8시 55분에 MBC '하자있는 인간들', 밤 10시에는 KBS 2TV '99억의 여자'가 방송된다.
- 연예 칼럼니스트 하나영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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